이 총재는 인터뷰에서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다른 지역 지원자들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교육 시스템에 찬사를 보내는 세계 지도자들은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울의 부유층은 아이가 6살일 때부터 대입을 준비하고, 여성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일을 그만둔다”면서 “이 치열한 경쟁은 경제성장을 해치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며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도록 하는 등 ‘과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은 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가 주장한 취지와도 같다. 당시 연구진은 “학생이 가진 잠재력보다는 학군지 거주 여부, 부모 경제력과 같은 사회경제적 배경이 대학입시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역 비례 선발제’를 제안했다. 한 지역에 전국 고교생 중 일정 비율이 공부하고 있다면, 대학 정원도 그 비율을 고려해서 해당 지역 학생을 뽑자는 것이다.
이 총재는 제조업 등 주요 산업에 의존하는 성장 모델의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 성공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면서 “이제 우리가 타던 말이 지쳤으니 새로운 말로 갈아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이 말이 빠르고 잘 달리고 있는데 왜 바꿔야 하느냐’고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성장 모델이 고갈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한편, 이 총재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그 증가 추세가 반전될 수 있고, 반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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