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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외교 책사 "러시아, 나토에 핵 공격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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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원 장거리 미사일,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 논의에 "우리 땅 폭격하면 핵으로 되갚아야"

머니투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회의에 앞서 정치학자 세르게이 카라가노프와 만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상트페테르부르크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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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꼽히는 강경파 정치학자 세르게이 카라가노프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제한적인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토신에 따르면 카라가노프는 이날 현지 매체 코메르산트 인터뷰에서 핵 무기를 쓴다고 해서 반드시 핵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핵 보유국들은 각자 구상한 시나리오에 맞춰 핵 무기를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 본다"며 러시아도 필요에 따라 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서방에 재확인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를 지원 중인 서방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가 핵 무기 사용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우리 땅이 폭격을 당한다면 핵 공격으로 되갚아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선언할 때가 됐다"고 했다.

서방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쓰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대해 최근 미국과 영국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카라가노프는 이를 겨냥, 러시아 본토가 공격받는다면 핵 무기로 보복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로이터에 따르면 카라가노프는 러시아의 현행 핵 지침은 무용지물이라면서 1년 넘게 개정을 요구했다. 현 지침에 따르면 러시아는 국가 존립을 위협할 만한 재래식 무기 위협이나 핵 위협에 맞서 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카라가노프는 이 정도로는 러시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선제 핵 공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서 카라가노프는 "위험한 길을 가자고 하는 게 아니라 세계와 러시아를 구하자는 것"이라며 "핵 전쟁을 주장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끔찍한 선택에 내몰리는 것을 막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카라가노프의 발언은 러시아의 외교, 국방, 핵 정책 방향을 가늠할 지표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핵 무기 위협과 관련해서는 문언과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카라가노프가 강경한 발언을 쏟아낼수록 푸틴 대통령이 온건해보이는 효과를 노리고 카라가노프가 전략적으로 핵 위협을 거론하는 것일 수 있다는 취지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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