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외교단 대상 연설…"실용주의에만 초점 맞추면 위험"
싱가포르서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아시아 부국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일(현지시간)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약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정부 관료와 시민 사회, 외교단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실용주의에만 초점을 맞추거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길 때 발전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 배제를 정당화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싱가포르 경제 발전이 인간 독창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찬사를 보내면서도 이주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주노동자들은 사회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임금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달러가 넘지만, 내국인이나 외국인에 대한 최저임금 정책은 없다.
싱가포르 노동력의 3분의 1 이상은 외국인이 차지한다. 주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빈국 출신 저임금 이주노동자로 그 규모는 약 30만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 운송, 유지보수 직종에서 일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적으로는 약 1억7천만명의 이주노동자가 있으며, 이는 전체 노동인구의 약 5%의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싱가포르 이주노동자들이 막대한 빚과 임금 미지급, 이동 제한, 신체적·성적 폭력 등 노동권 침해와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또한 "싱가포르는 다양한 민족, 문화, 종교가 모자이크처럼 섞인 곳"이라며 "인류의 화합과 형제애, 모든 민족과 국가의 공동선을 위해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싱가포르를 찾기 직전에는 국민 약 42%가 빈곤선 아래 생활을 하는 동티모르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에는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며, 13일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출국할 예정이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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