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항공·해운회사 등…프·독·영, 추가 취항 제한
이란은 ‘미사일 제공’ 부인 “이스라엘 지원 은폐 의도”
재무부는 프랑스·독일·영국 등 미국의 일부 동맹이 이란항공의 자국 취항을 추가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차관은 “오늘 미국과 동맹국은 이란의 무분별한 대러 탄도미사일 확산 결정에 대응해 조율된 조처를 한다”며 이란이 러시아에 공급하는 미사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아데예모 차관은 “이란은 러시아의 불법적 전쟁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미국은 우리의 파트너들과 함께 계속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이란의 불법적 무기 확산·획득에 관여한 이란 국적 항공사 이란항공과 이란·러시아 간 무기 거래에 관여한 러시아 기반 해운 회사 2곳 등 총 3개 법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이란의 무기를 러시아로 실어나르는 데 관여한 러시아 해운 회사 소속 선박 5척도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사람이나 법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와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EU도 대이란 제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시에 따라 EU 회원국에 이란에 대한 신규 제재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피터 스타노 EEAS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러시아로 이전됐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탄도미사일 이전이 유엔헌장과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EU가 제재를 시행하려면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이란 정부는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나세르 카나니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이란이 무기를 일부 국가로 이전한다는 허위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소식을 퍼뜨리는 것은 추악한 선전일 뿐”이라고 밝혔다. 카나니 대변인은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들은 가자지구 대량 학살에 막대한 규모의 불법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은폐하고자 거짓말을 한다”며 “이런 거짓말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전쟁범죄와 대량 학살 책임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카나니 대변인은 별도의 입장문에서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이란과 맺은 양자 항공 서비스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적대적 정책이자 경제적 테러”라며 “유럽 3개국은 상응하는 이란의 비례적 조치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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