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오른쪽)가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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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공급을 포함한 군사지원을 했다며 추가 대이란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란은 러시아 무기 지원을 부인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독일도 추가 제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이란과 러시아에 기반을 둔 개인 10명 그리고 이란 국영 항공사인 이란항공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 기관 6곳과 무인기(UAV)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에 인도한 것으로 보이는 선박 4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은 “이란은 러시아의 불법적 전쟁(우크라이나 침공)에 더욱 개입하기로 했고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이란과 러시아가 수백발의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여름 러시아 군인들이 이란산 무기 사용법을 훈련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과 런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와 이란의 협력이 유럽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이란으로부터 파타흐 360 탄도 미사일을 받았고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이란 추가 제재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의 대외관계청(EEAS)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시에 따라 새로운 제재안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E3) 외무장관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이란 수도 테헤란과 런던, 파리, 베를린을 잇는 항공 서비스 협정 취소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지난 7월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새 대통령이 개혁적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서방과 불편한 관계로 임기가 시작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그의 정치력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국영 방송과의 첫 생방송 인터뷰에서 연 8%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천억 달러(약 134조원)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정책 최종 결정권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갖고 있으며, 이슬람혁명수비대도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 또한, 미국이 공개한 러시아와 이란 사이 무기 공급 계약 체결일을 볼 때 지난 5월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 때 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란은 미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나세르 카니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란 무기를 특정 국가로 이전한다는 거짓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가자 지구에서의 대량 학살을 위해 미국과 일부 서방 국가가 제공한 추악한 선전 전략이자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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