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주 감독(사진=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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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이런저런 이유로 10년 정도 쉬었는데 ‘백설공주’를 시작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영주 감독이 12년 만에 영화도 아닌 드라마로 복귀한 이유와 소감을 밝혔다.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만난 변 감독은 “분하고 억울했다”고 했다. 게을렀던 자신을 향한 쓴소리였다.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는 변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이자 영화 ‘화차’ 이후 약 12년 만의 복귀작이다. 오랜 공백 기간에 대해 그는 “개인적인 이유가 크다”며 여러 작품을 준비하던 중 투자를 받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오기가 생겨서 다른 제안을 거절했었어요. 어떻게든 ‘조명가게’를 해보려고 하는 시간이 있었고요. 안타까운 마음에 방송을 하면서 (영화를) 쉬었던 시간이 있었죠.”
강풀 작가의 ‘조명가게’ 영화화를 위해 출연하던 예능에서도 하차했던 바. 변 감독은 “원작은 되게 예쁜 사랑 얘긴데, 저는 ‘조명가게’의 세상을 가져오고 싶었다. 멜로가 전혀 없고, 스릴러로 풀었다”며 “그래서 강풀 작가가 ‘원작을 왜 사요?’ 하더라.(웃음) 저는 그때 썼던 마음을 가지고 다른 걸 또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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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변 감독이 밝힌 차기작은 두서너 개쯤 됐다. ‘백설공주’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는 것이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묻자 ‘백설공주’에서 예영실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배종옥을 언급했다. 변 감독은 “직접적인 순간은 배종옥 배우와 처음 촬영하던 날이었다”며 “‘저 사람의 긴 리즈 시절 동안 이제야 겨우 만났네. 왜 이제야 만났지? 내가 게을러서 그래’ 했다. 저는 게으른 사람이다. 방송 출연을 했던 것도 먹고 살기 위해서였고 하다 보니 재밌어진 거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날 처음 부끄러웠고 반성했고 다르게 살아야곘다고 생각했다”며 “그 뒤부터 무언가 제안이 오는 걸 다 받았던 것 같다. ‘안 합니다’가 아니라 ‘보여주세요’ 했다. 3년에 두 작품은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변 감독은 1993년 영화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연출로 데뷔했다.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 비전향 장기수를 다룬 영화 ‘송환’부터 이선균·김민희 주연의 ‘화차’ 등을 선보였다. 이후 예능 ‘당신이 혹하는 사이’, ‘방구석 1열’로 대중과 소통했다.
변영주 감독(사진=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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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감독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화차’에 대해 “저한테는 출발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흥분하면서 일하는 장르를 알게 됐고 어떻게 찍는지를 배운 것 같다. ‘낮은 목소리’부터 ‘발레교습소’까지가 영화감독으로서 저라는 사람을 증명하는 기간이었다면 ‘화차’부터가 새로운 출발이었다”고 전했다.
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이유에도 ‘화차’는 한 조각으로 존재했다. 변 감독은 “오래 전 얘기지만 ‘화차’를 만들면서 ‘가장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을 나도 만들어야 되는구나’를 느꼈었다”며 “실제로도 저한테 코미디가 들어오지 않지 않나. 이젠 다들 아신다. 방송 나갔을 때 웃기는 사람이지, 웃기는 걸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중들이 원하는 장르를 하겠다고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이야기인지, 내가 잘할 수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라마는 교집합 같다. 회차마다 교집합이 있고, 연결이 잘 돼야 하는데 계산하기가 되게 어려웠다”며 “제가 드라마를 안 할 때는 보면서 ‘왜 이래?’ 생각했지만, 당사자가 된 입장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다른 고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영역을 넓힌 변 감독은 “감독으로서 부담감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나 연출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거다. ‘그건 대본이 원래 그래’ 하는 건 치사하지 않나”라며 “글이 영상으로 바뀌는 순간 그건 다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모든 걸 책임지는 건 감독이에요. 결론적으로 욕을 먹는다면 제가 다 먹어야 하는 거고. 칭찬이 있다면 그것도 제가 다 먹는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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