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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글로벌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직면했다며 시급히 산업전략을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고 미국,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간 7500억∼8000억유로(1114조~1188조원)의 신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EU 국내총생산(GDP)의 4.4∼4.7%에 달하는 규모다.
또 세계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대와 관련해 드라기 전 총재는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탈탄소화 등에 있어 역외에서 국가 지원을 받는 업체와의 경쟁을 상쇄하기 위한 방어적 무역 조치가 수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해서는 역외 기업들이 CBAM을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BAM은 철강 등 6개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역외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현재는 전환기로 탄소배출량 보고 의무만 부여되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비용이 본격 부과된다.
드라기 전 총재는 새로운 'EU 반도체 전략' 수립도 주문했다. EU 예산을 통한 반도체 부문 공동 지원, 신규 사업 패스트트랙 승인을 비롯해 역내 공동·민간입찰 사업 촉진을 위한 'EU 반도체 인증제도' 신설 등이 제시됐다. EU 차원의 반도체 수출통제 관리 강화, 제3국의 반도체 장비·소재 수출통제에 따른 EU 이익 방어 등도 언급됐다.
드라기 전 총재는 이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반적 개혁이 급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복잡한 EU의 의사결정 구조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보고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9월 연례 정책연설에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연구해달라고 공식 의뢰한 데 따라 작성된 것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과감한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으로 유로존(당시 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위기를 막아내 '슈퍼 마리오', '유로존 구원투수' 등으로 불리는 대표적 금융경제통으로 꼽힌다.
이날 제안 중 일부는 오는 11월 이후 출범하는 '폰데어라이엔 2기' 정책 수립 시 어느 정도 반영될 전망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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