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 증거 없지만 나토 동부 국경 긴장 ↑
"전쟁 휘말릴라" 피해국·나토는 '상황 관리'
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 무인기(드론) 수색을 위한 탐조등 불빛이 쏘아 올려지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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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무인기(드론)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라트비아와 루마니아 영공을 이틀 연속 침범했다. 나토 조약 핵심인 5조(집단방위)가 한 회원국 공격을 전체 동맹 공격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하도록 한다는 점에 비춰, 자칫하면 '러시아 대 나토' 간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었던 사태였던 셈이다. 피해 국가는 물론 나토도 확대 해석 및 과잉 대응을 자제하며 상황 관리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회원국이 개별 지원)하는 나토와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러 드론, 주말 동안 나토 영공 잇따라 침입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날 "오늘 오전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항구 등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루마니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우크라이나와 영토를 맞댄 루마니아 동부 영공을 러시아 드론이 침범했다는 것이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영공 감시를 위해 F-16 전투기 2대를 출격시키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지역인 툴체아·콘스탄타 등의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도 내렸다.
같은 날 라트비아 정부도 "러시아 드론이 어제(7일) 레제크네 인근에 추락했다"고 알렸다. 레제크네는 라트비아 남동부 지역으로, 이곳에서 약 75㎞ 떨어진 벨라루스에서 해당 드론이 날아왔다는 게 라트비아 정부 분석이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혈맹 국가'다.
7월 러시아가 발사한 무인기(드론)의 모습. 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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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없었다" 루마니아·라트비아 모두 '로키'
라트비아와 루마니아는 '로키(low-key·절제된 대응)'에 나섰다. 군사적 역량이 강하지 않은 만큼, 러시아를 자극해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드리스 스프루즈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인명·재산 피해가 없었고, 모든 위험은 즉시 제거됐다"고 말했고, 레오니드 칼닌스 합동본부 사령관도 "(공격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마르셀 치올라쿠 루마니아 총리 역시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나토도 마찬가지다.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부총장은 "(드론 공격은) 무책임하고 잠재적 위험을 지닌다"면서도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고의로 침공했다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공격 가능성에는 대비하는 모습이다. 라트비아는 나토 동부 국경 강화를 위해 나토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루마니아는 자국 영공을 침범하는 드론을 격추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조만간 논의할 예정이다.
포크로우스크 '격전' 계속... 러 "12㎞ 거리 마을 점령"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 점령을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지역과 12㎞가량 떨어진 노보흐로디우카를 장악했다고 8일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포크로우스크 인근에서 7건의 교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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