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내 집 마련도 중요한 목표"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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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대출을 집값 상승세의 핵심 원인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책 대출의 대상 축소도 검토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가계 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는 금융당국과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박 장관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값은 서울과 경기 인기 지역, 신축 위주로 오르고 있다”며 “정책 자금이 (집값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집값 상승세가 나타난 지역에는 정책 대출이 불가능한 아파트가 많다는 얘기다. "정책 대출이 집 살 생각이 없던 사람까지 주택을 구입하도록 부추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대신 전세사기 여파가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를 키웠다는 것이 박 장관의 판단이다. 빌라 공급이 줄고 임차인도 비아파트를 기피하며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고 이에 매입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박 장관은 “복합적 요인이 시장에 작용하고 있어 어느 하나 원인만 딱 치료하면 문제가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계 대출 급증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정책 대출이 꼽힌다는 점에서 박 장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특례 보금자리론을 시작으로 올해 신생아 특례 등 정책 대출은 아파트 매매 수요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70% 상당이 신생아 특례가 포함된 디딤돌·버팀목 대출이라는 통계도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앞서 6일 "4월 이후 전체적으로 가계 대출이 늘어나는 데 있어 정책자금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인식대로라면 정부가 정책 대출을 손질하더라도 금리 조정에 그칠 전망이다. 그는 “시중금리는 수시로 바뀌지만 정책 대출 금리는 주택도시기금 계획 변경을 거쳐 굉장히 더디게 바뀐다”며 “금리 차이를 유지하기 위한 조정 정도는 하지만 (대출을) 약속한 대상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극복이나 청년들에게 살 만한 내 집을 마련해주는 것은 (집값 억제보다) 더 근본적 문제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는 집값 상승세를 누르려면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도심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박 장관은 “서울 정비사업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2만6,000호, 내년 3만3,000호”라며 “이런 부분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면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수급을 이기는 시장 가격은 없다"며 "정부가 약속한 (주택 공급) 대책들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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