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방문해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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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10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수 경기 회복으로는 번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경제성장률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2%까지 떨어졌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7월 기준으로는 2015년(93억7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견고한 수출 호조 덕분이다.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471억7000만달러다. 벌써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355억달러)를 훌쩍 넘겼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민간소비 회복은 아직이다. 그렇다 보니 체감경기 역시 좋지 않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2022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 넘게 100 이하를 횡보 중이다. ESI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5일 블로그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 IT(정보기술)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내수는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수출과 내수 간 회복 속도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수 업종의 종사자가 다수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 업황의 부진이 체감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수출 업황 개선으로 인한 긍정적 영향에 비해 더욱 컸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수출과 내수 사이 괴리가 커진 원인으로 고금리·고물가를 꼽았다. 높은 금리와 물가 수준이 가계 실질 소득 증가를 제약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의식주 물가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최근 물가급등 시기에 식료품을 포함한 필수 소비재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크게 오른 점도 체감경기를 저하시켰다.
팬데믹 이후 서울 등 일부 수도권에서만 집값이 오른 것도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체감경기에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기 때문에 상대적 자산 격차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한은은 하반기 내수가 회복하면서 수출과의 괴리가 줄어들 것으로 낙관 전망한다.
한은은 "향후 수출과 내수간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체감경기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개선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선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뿐 아니라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발전,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한 물가수준 안정,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 구조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수출이 내수나 민생에 온기가 확산되는 속도가 기대보다 빠르지않다"면서도 "2분기엔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과 소득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했고 하반기 물가가 더 안정되면서 소비 증가율이 확대될 것으로 많은 기관들이 전망한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추이/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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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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