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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는 오감 중 하나인 청각을 받아들여 소리를 듣는 기관이다. 몸의 평형감각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역할도 한다. 최근 각종 귀 질환을 호소하는 현대인이 늘었다. 연령·성별에 관계없이 청력 기능이 떨어지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식이다. 하지만 정작 귀 건강에 대한 경각심은 낮은 편이다. 크고 작은 증상을 외면하고 질환을 방치하다 고생할 수 있다. 귀의 날(9월 9일)을 맞아 주요 귀 질환 정보와 올바른 대처 방법을 알아봤다.
중이염은 가장 대중적인 귀 질환이다. 귓구멍 안쪽 고막 뒤편에 있는 중이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성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중이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0만 명이 넘는다.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7세 미만의 유소아는 성인보다 이관의 구조가 미숙해 중이염이 발생하기 쉽다.
중이염에 걸리면 주로 귀 안쪽의 압박감과 박동성 통증을 호소한다. 심하면 고막이 찢어져 고름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발열과 콧물, 코막힘처럼 감기 증상 역시 동반한다. 급성 중이염은 대개 특별한 후유증 없이 잘 치유된다. 하지만 염증 상태가 오랜 시간 지나 통증·발열 증상 없이 귀에 고름이 반복해서 나오고 청력 저하나 이명으로까지 진행되면 만성 중이염일 가능성이 크다.
만성 중이염 완치 위해선 수술 고려
심한 경우 염증이 주변의 신경이나 뇌로 퍼져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유성선병원 이비인후과 권기륜 전문의는 “급성 중이염은 약물치료로 증상을 멈출 수 있다. 경구 항생제와 더불어 귀에 넣는 항생제 이용액이 효과가 좋으며 소염진통제가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며 “만성 중이염의 경우 이 같은 방법은 효과가 일시적이므로 완치를 위해선 수술이 필요한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이염을 예방하려면 환절기에 상기도 감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금연하고 면역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예방접종이 도움된다. 알레르기나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도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최근 젊은 층에서 돌발성 난청 환자가 늘었다. 어떤 전조 증상 없이 수시간에서 2~3일 이내에 청력이 떨어지는 병이다. 초기 치료 여부에 따라 청력 회복 정도가 달라지는 응급 질환이다. 명지병원 이비인후과 심대보 교수는 “돌발성 난청의 80~90%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특발성”이라며 “젊은 층에선 고음을 장시간 듣는 음악 청취 습관, 휴대전화 사용, 스트레스와 같은 불안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주요 증상은 갑자기 ‘삐’ 소리가 나는 이명과 귀가 먹먹해지는 이충만감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반나절 이상 지속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증상이 나타나고 3~7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된다. 난청 정도가 경하다면 스테로이드를 통한 약물치료를, 심하다면 스테로이드와 고압 산소 치료를 함께 받을 것을 권한다. 고압 산소 치료는 2기압 이상의 높은 압력으로 산소를 체내에 공급함으로써 청각 기능의 회복을 돕는 방법이다.
돌발성 난청을 막으려면 평소 귀의 피로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휴대용 음향기기는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1시간 이내만 사용한다. 술과 담배, 커피 등 귀 신경을 자극하고 혈관 수축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가급적 피한다. 주기적인 청력 검사로 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다.
재발 피하려면 카페인·술·담배 멀리
귀 질환은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귓속 이석 기관에 있는 이석이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이석증과 달팽이관,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늘어나 귓속 압력을 높여 발생하는 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이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 지속 시간은 짧은 편이며 움직임을 멈추면 증상도 사라진다. 이석이 신경을 자극하지 않도록 위치를 옮기는 이석치환술로 치료한다.
반면에 메니에르병은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어지럼증이 없어지지 않으며 난청·이명과 같은 청각학적 증상을 동반한다. 주로 이뇨제로 내임파액의 양을 줄임으로써 증상을 완화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둘 다 재발률이 높으므로 한 번이라도 병을 앓았다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석증 환자는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메니에르병 환자는 카페인, 술, 담배, 소금, 스트레스를 멀리하면 위험성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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