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대폭 줄자 매수심리 위축
스트레스 DSR 2단계 영향도 커
이달 48건 신고가···전세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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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고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되레 전세가격 상승만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줄어든 대출 한도로 인해 매수심리가 전세 수요로 급격히 옮아가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8월 4주 기준 전주 대비 0.17% 상승해 6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세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부터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는 전세 수급 불균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2월 스트레스 DSR 1단계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자 자금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대거 전세 시장으로 유입됐다”며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 역시 전세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줄어든 대출 한도로 인해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전세로 돌아서는 매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9월 들어 총 48건의 전세 신고가가 경신됐다.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84㎡형은 3일 전고점보다 2000만 원 오른 13억 2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거래됐다. 서울 노원구 수락리버시티 3단지 전용 114㎡도 3일 전고점보다 4380만 원 오른 3억 672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도 전세 수급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KB부동산이 조사한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2021년 10월(162.2) 이후 가장 높다.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100 미만일수록 공급 충분을 의미한다. 이날 기준 서울 전세 물건은 2만 7435개로 5월 1일 3만 218개와 비교하면 10% 가까이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높아진 전세가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매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전세가율은 4월 53.2%에서 8월 54.0%로 0.8% 포인트 증가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만 조여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여전히 시장 심리는 부동산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전세가가 상승하면 매수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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