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기 압류한 美, 추가제재 검토…'親마두로' 브라질·콜롬비아도 비판 제기
아르헨티나 등 9개국 "체포영장 절대거부"…베네수엘라 정부는 '해적행위' 반발
7월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야당 대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왼쪽)와 같은 당 대선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9월 2일 베네수엘라 법원은 대선 결과에 불복한 곤살레스 후보를 상대로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2024.07.30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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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베네수엘라 법원이 야권 대선후보를 상대로 발부한 체포영장을 두고 미국·유럽연합(EU)과 중남미 11개국이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선거 의혹으로 얼룩진 상황에서 법원의 체포영장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판단에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전용기를 압류한 미국은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법원이 전날(2일) 에드문도 곤살레스 야권 대선후보를 상대로 내란 선동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해 "이것은 무력으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마두로 대통령의 노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본보기"라며 "마두로와 여당 의원들이 보여준 행동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제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법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전용기인 '다쏘 팰콘 900EX'를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압류해 자국 플로리다주(州)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관련 성명에서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이 설립한 플로리다 소재 유령 회사가 지난해 초 1300만 달러(약 174억원)에 해당 기종을 사들인 뒤 베네수엘라로 밀반입해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미국 정부가 추가 제재를 위해 베네수엘라 관료 및 관료 가족 60명의 명단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과 중남미 국가들도 마두로 대통령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호셉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베네수엘라 법원이 곤살레스 후보에 발부한 "체포영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야당과 시민사회를 향한 탄압과 괴롭힘은 이제 충분하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뜻은 존중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이날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도미니카 공화국, 우루과이 등 중남미 8개국과 낸 공동성명을 통해 "체포영장을 명백히 그리고 절대적으로 거부한다"고 못 박았다.
마두로 정권과 가까운 편이었던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셀소 아모림 브라질 대통령 외교정책 고문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당국이 곤살레스 후보를 체포한다면 이는 정치적 체포"라며 "우리는 정치범이 나오는 사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정부는 베네수엘라 국정 혼란이 해결될 거란 희망을 품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에서 권위주의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브라질은 이날 콜롬비아와 공동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달 28일 대선을 치른 베네수엘라 국가선거관리위원회는 곤살레스 후보가 압승할 거란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돼 3선 연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야당은 자체 개표 결과를 토대로 곤살레스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고, 고물가에 시달리던 국민들도 대선 불복 시위를 벌이며 지금까지 민간인 25명과 군인 2명이 사망하고 2400여명이 체포됐다. 국제사회는 마두로 정권에 상세한 투표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선관위는 관련 기록이 해킹당해 공개할 수 없다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대통령 전용기 압류는 '해적 행위'라고 반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8월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선 결과를 축하하는 집회를 열고 연설하고 있다. 2024.08.28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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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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