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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 가입 지연에 지친 튀르키예… 몇 달 전 브릭스 가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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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세계 중심 서방서 멀어진다 판단"
다극화 세계 질서 내 외교 접촉면 확장 명분
'EU 가입 못 하면 브릭스 밀착 경고' 분석도
한국일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스탄불의 한 행사에 참석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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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 의사를 타전해 온 튀르키예가 이미 몇 달 전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다극화 세계 질서 추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19년째 가입 논의를 끌어 온 유럽연합(EU)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익명 소식통을 인용, 튀르키예가 수개월 전 브릭스에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다극 세계 구축"


블룸버그는 "소식통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는 지정학적 중심이 (서방 위주의) 선진국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브릭스 가입 시도는) 다극적 세계의 모든 측면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열망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세계 질서가 미국 중심 일극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튀르키예 또한 외교적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브릭스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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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해 8월 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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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랜 기간 자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주지 않은 EU에 우회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EU가 안 받아준다면 서방 대항마 격인 브릭스에 합류하겠다'는 압박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튀르키예는 2009년부터 EU 가입 논의를 공식 시작했지만, 민주적 정치 체제 미비 등을 이유로 현재는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튀르키예에 대(對)러 관계 단절을 압박해온 것 역시 브릭스 가입 추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말했다. 튀르키예는 1954년 나토에 가입했지만, 주요 의사 결정을 두고 나토 주요국인 독일·프랑스 등과 마찰을 빚어왔다.

다음달 브릭스 정상회의서 본격 논의 전망


앞서 튀르키예는 지난해 8월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전후로 협의체 가입 의사를 밝혀 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브릭스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브릭스 국가들과 관계를 맺고 대화와 협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튀르키예의 브릭스 가입 승인 여부는 다음달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계획인 정상회의에서 본격 논의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전했다. 브릭스는 올해 초 이란, 아랍에미리트, 에티오피아, 이집트의 가입을 승인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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