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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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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선수 아들 위해 직업까지 바꿨다’ 포켓볼 유망주 민준이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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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검사 일은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민준이에게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잖아요.” 민준이 아빠 김택균 씨는 아이 미래를 위해 15년 동안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당구코치를 하고 있다. 익산 뮤즈(NUSE)당구클럽에서 포즈를 취한 민준이와 아빠. (사진=민준이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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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대디]④포켓볼 유망주 민준 아빠 김택균 씨
친구따라 고1부터 당구 즐기던 40대
자동차검사 일 그만두고 당구코치로
‘새싹대회’ 출전 위해 아들에 당구 가르쳐
조필현 이사, 서서아 선수가 선수 권유


김행직 조명우 이미래 등 현재 한국당구 정상에 있는 스타선수들은 일찌감치 신동과 천재 소리를 들으며 성장해왔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당구를 배우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모두 뒤에서 든든히 받쳐주는 아버지 열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요즘 어린 선수들에겐 성공모델이다. 부모 생각도 다르지않다. 아이가 당구에 소질이 있고 즐긴다면 당구선수로 성장하는 걸 적극 밀어주고 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생업을 하면서도 코치이자 매니저, 운전기사 등 다역을 맡는다. 김건윤(부산동래고부설방통고1) 김도현(부천상동고부설방통고1) 김대현(시흥대흥중2) 양승모(인천예송중3) 이환희(구미금오초6) 김민준(익산부송중1) 편준혁(방통고1) 이규승 등 미래 한국당구 주역을 꿈꾸는 선수들의 뒤에는 이처럼 열성적인 아빠, 즉 ‘당구대디’가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네번째는 포켓볼 유망주 민준이 아빠 김택균 씨다.

당구선수 아들을 위해 직업을 바꾼 아버지가 있다.

포켓볼 유망주 민준이 아빠 김택균(42) 선수다.

김택균 씨는 원래 자동차검사업무 분야에서 일했다. 자동차관련 학과를 졸업한후 일을 시작, 경력이 15년이 넘는다. 하지만 아들의 장래를 위해 과감히 전업했다. 새로운 직업은 당구선수 겸 당구코치다. “그 일(자동차검사업무)은 다음에도 할 수 있지만, 민준이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잖아요.”

실력 급성장…U17, U19 포켓볼 대표로
전북체육회 ‘월드스타 프로그램’ 선발
전북 익산의 민준이(9, 익산 부송중1)와 민준이 아빠 김택균 씨는 ‘포켓볼 부자(父子)’다. 민준이는 또래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유망주이고, 아버지는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올해 초 선수로 등록했다. 지난해까지는 KBF포켓볼디비전D3리그 전북팀으로 부자가 함께 출전했다. 민준이는 선수, 아버지는 동호인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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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전북당구연맹 포켓볼 정기평가전 기념사진. 앞줄 파란색 셔츠가 민준이. 바로 뒤가 전북당구연맹 이병주 회장과 김택균 씨다. (사진=전북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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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포켓볼디비전D3리그에 ‘전북 부녀부자팀’을 만들기 위해 김택균 씨가 선수로 등록했다. (전북 부녀부자팀은 박승칠(부)-박은지(녀), 김택균(부)-김민준(자)로 구성됐다)

◆아버지 “친구 따라 고1때부터 당구장에”…익산에 뮤즈포켓볼동호회 결성

이 부자의 당구 스토리는 이러하다.

아빠 김택균 씨는 고등학생때부터 당구를 쳤다.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들이 당구장에서 살다시피했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당구장에 자주 갔고, 당시 이리당구장(익산)에서 매일 4구와 3구를 쳤습니다.”

이는 당구 좀 치는 40대 이상 아빠들이라면 전형적인 당구 입문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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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정읍에서 열린 전국당구선수권 포켓9볼 초중등부에서 입상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민준이와 아빠. (사진=민준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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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세계주니어U17 10볼선수권’ 대회장에서의 김민준. (사진=민준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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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당구를 계속 치다보니 어느덧 포켓볼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그래서 양동희 선수(세종) 도움으로 익산에 2015년 뮤즈포켓볼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당시 중고등학생이던 회원들은 이젠 성인이 돼서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5년 전 대한체육회장배 포켓B조에서 우승했고, 이듬해에는 A조로 승격, 공동3위에 입상했다.

민준이는 초등학교(익산 한벌초) 5학년때 당구를 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라 아이들과 마땅히 갈데가 없었다. 그 무렵 대회공고가 눈에 띄었다. ‘KBF 새싹발굴 전국청소년당구대회’(2022년 2월 고양 자이언트당구클럽)였다. 선수 대상이 아니고, 일반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대회였다. “민준이에게 대회가 있으니, 준비해서 나가볼래? 했더니 민준이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민준아 새싹발굴당구대회가 있는데 나가볼래?”

민준이는 아빠한테 한 달간 기초부터 배웠다. 그때 민준이는 중고등학생 형들 사이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때 민준이를 눈여겨본 사람들이 있었으니. 대한당구연맹 조필현 이사와 서서아 선수였다.

“조필현 이사님이 민준이가 포켓볼에 소질이 있다면서 선수하는게 어떻냐고 했습니다.” 그날 새싹들을 격려하기 위해 온 서서아 선수도 선수할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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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이는 전북체육회 ‘월드스타 프로그램’에 선발돼 선수활동에 필요한 여러 지원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두 달에 한번 서울로 올라와 김가영 선수에게 지도받는다. (사진=민준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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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구연맹 조필현 이사는 “새싹대회는 일반 학생들이 나오는 건데, 민준이가 눈에 띄었다. 딱 보고 아빠한테 제대로 배운 티가 났다”며 “포켓볼 강국인 필리핀 어린 선수들처럼 감각이 뛰어났고 소질이 보여 (민준이 아빠에게) 선수시켜보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당구선수 해보라’는 말에 민준이는 엄청 좋아했고, 바로 전북당구연맹(회장 이병주)을 통해 선수등록했다. 새싹발굴대회 준비-대회 출전-선수 등록까지 불과 몇개월만에 이뤄진 일이다. 민준이는 선수등록 이후 더 열심히 해서 이제는 성인선수랑 함께 뛰는 무대에서 핸디10점을 놓고 있다.

민준이의 원래 꿈은 당구선수가 아니었다. “민준이가 어려서부터 리듬에 대한 감각이 좋았습니다. 내심 댄스 분야가 아이한테 맞겠다 싶었는데, 새싹발굴대회 참가하면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무엇보다 민준이가 포켓볼을 재밌어 했고 당구를 배우며 꿈을 키웠다.

◆전북체육회 ‘월드스타 프로그램’ 지원받는 민준이

현재 민준이는 아버지 지휘 아래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 루틴과 멘탈, 체력관리, 인성 등은 동호인 레슨을 했던 아버지가 맡는다. 또한 평상시 훈련은 조윤서 선수(전북당구연맹)와 함께한다.

특히 민준이는 전북체육회 ‘월드스타 프로그램’에 따라 관리받고 있다. “월드스타 프로그램은 올림픽 종목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인데, 전북당구연맹 이병주 회장님의 관심으로 민준(당구)이가 선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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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소년스포츠한마당’에 출전한 익산 선수들과 함께한 민준이.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민준이. (사진=민준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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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KBF포켓볼D3디비전리그’ 전북팀으로 활동할 때의 민준이와 민준 아빠(맨 왼쪽). (사진=대한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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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분에 민준이는 두 달에 한번(1박2일) 서울로 올라와 세계적인 포켓볼 선수였던 김가영 선수에게 레슨을 받는다.

민준이의 연습패턴은 일정하다. 익산 뮤즈(MUSE)포켓클럽에서 학기 중에는 평일 오후5시~밤9시까지(주말 오전10시~밤8시), 방학때는 오전9시~오후7시까지 연습한다.

체력관리와 부상 방지를 위해 아파트내 체력관리실에서 매일 30분~1시간씩 운동한다. 아버지 김택균 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대부분 민준이와 동선을 함께한다.

민준이의 실력은 하루 다르게 향상됐고,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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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세계대회에 참가한 민준이가 서서아 선수가 뒤에서 끌어안자 장닌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당시 서서아 선수는 세계여자10볼선수권, 민준이는 세계주니어U17 10볼선수권에 출전했다. (사진=민준 아빠 김택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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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당구대회 초중등부에서 우승을 네 차례 했고, 2022년에는 세계주니어U17포켓볼 대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이어 올해에는 아시아주니어포켓볼U19, 세계주니어포켓볼U19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아버지가 보는 민준이의 장단점은 뭘까. “긍정적인 마인드와 리듬감을 살린 스트로크를 이용한 공격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라고 봅니다. 반면 짧은 선수경력으로 디펜스와 빈 쿠션, 경기 운영 등에서 보완해야할 점이 많습니다.”

김택균 씨는 민준이에 대해 욕심이 많다. 인성이 좋은 선수가 돼야 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돼서 국위도 선양하길 바란다. “그중 첫 번째는 민준이가 당구를 좋아하며 즐기는 것입니다. 또한 꿈을 이루면 나눔과 봉사활동에도 나서는 등 마음이 따뜻한 선수가 됐으면 합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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