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쉽게 상하고 찬 음식 소화 방해
프로바이오틱스 유익균 활성화 도움
설사·구토 계속되면 필히 내원해야
장 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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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백로(9월 7일)가 코앞이지만 여전히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고온 다습한 날씨엔 장 건강이 위협받는다. 장염 환자가
연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도 이 무렵이다. 특히 장이 약하고 예민한 사람은 복통과 설사를 달고 산다. 여러모로 장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 탓이다. 높은 기온과 습도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쉽고 장은 빙수, 아이스크림, 냉면 등 찬 음식에 쉽게 자극받는다. 무더위의 끝자락에서 탈 없이 가을을 맞으려면 장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사람들은 장 건강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생활습관과 밀접한 대표적 장 질환인 장염 환자 수는 2020년 411만1036명이었지만이듬해 418만8188명, 2022년 460만5297명, 2023년 511만892명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급속히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장이 위험 요소에 다시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요즘같은 더운 날씨가 위험한 이유는 우선 음식물이 오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음식이 쉽게 상한다. 익히지 않은 날 음식이라면 포도상구균·살모넬라균·대장균·시겔라균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각종 유해균이 장에 침투하기 더욱 쉽다.
이들 균은 구토·설사·복통 등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더운 날씨는 그만큼 음식에 세균이 자랄 환경이 더 잘 갖춰지게 된다는 걸 의미한다”며 “하지만 일상에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 세균이 많다고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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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제부터 복용하는 습관 좋지 않아
더위를 식히려 더 찾게 되는 찬 음식도 소화장애를 유발하기 쉽다. 차가운 음식이 위장의 온도를 떨어뜨려 소화가 원활하게 되는 것을 방해한다. 소화효소 작용은 35~40도에서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찬 음식은 유해균이 제거될 수 있는 과정이 빠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찬 음식 자체가 장에 직접적으로 위험하다고 할 순 없지만, 보통 조리하면서 열 때문에 세균이 사멸하게 되는데 찬 음식은 얼마든지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설사 등 배탈이 났을 경우엔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설사는 체내에 들어온 독소를 배출하는 신체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몇번의 설사로 증상이 잦아드는 경우가 있다. 배탈이 났다고 지사제부터 복용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오히려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증상의 원인이 가려질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세균성 장염에 걸린 경우 설사를 통해 독소를 많이 배출하게 된다”며 “강제로 설사를 못하게 하면 독소 배출도 지연되기 때문에 오히려 유병 기간이 길어지거나 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필수다. 설사나 구토 등으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간 만큼 보충해줘야 한다. 이때는 맹물보다는 저농도의 소금물이나 이온음료가 도움된다. 체액과 가장 비슷한 전해질 성분이기 때문이다. 단, 설사나 구토 증상이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면 필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탈수 상태가 지속해 상태가 더욱 악화할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특히 고령이나 영유아의 경우 쉽게 탈수될 수 있기 때문에 설사가 심하면 입원해서 수액 등 보존적 치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며 “젊은 성인이라도 증상이 멈추지 않는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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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는 상온에 오래 두지 말아야
평소에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위생 관리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다. 세균성 질환에 노출되는 만큼 중요한 솔루션이다. 위생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소홀하기 쉽다.
외출 후 집에 들어오거나 음식을 먹거나 조리하기 전엔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인다. 적어도 20~30초간 씻되 손에 비누를 묻히고 손바닥·손등뿐 아니라 깍지를 끼고 손바닥을 긁는 등 손가락·손톱 사이까지 닦는 게 중요하다. 씻은 후엔 깨끗한 마른 수건이나 종이타월로 물기를 닦는다.
또 어패류·육류·유제품 등 식재료를 구입한 후에는 상온에 오래 두지 말고 가급적 바로 냉장·냉동 보관한다. 요리 시 생고기를 자를 때 사용한 도마와 칼은 다른 식재료에 바로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세척 후 사용한다.
장 건강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유익균이 많아져야 유해균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단,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장내 가스 생성과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는 대장암 예방이나 장건강을 위해 도움될 수 있다”며 “다만 과민성대장인 분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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