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엄 자꾸 이야기”…대통령실 “거짓 정치공세” 발끈 [영상]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여야 대표회담 공개발언에서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하자, 대통령실이 “상식적이지 않은 거짓 정치 공세”라고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을 진행하기 전 공개발언에서 “최근 계엄이 자꾸 이야기되고 있다.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앞두고 작성된 계엄령 문건)을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것은 완벽한 독재국가 아닌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의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발탁에 대해 ‘탄핵 대비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고 발언한 것의 연장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있지도 않고, 정부가 하지도 않을 계엄령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국회 (의석분포) 구조를 보면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될 게 뻔하고 엄청난 비난과 역풍이 일 텐데 왜 하겠는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있었다는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언급하며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께서 긴급 수사를 지시해 수백명을 조사·수사했으나 단 한명도 혐의가 있다고 기소조차 못했다”며 “그 결과 방첩 인원만 축소되고 우리의 방첩 역량이 크게 훼손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당시 계엄 관련 문건 작성과 관련해 검찰에 기소된 인사는 있다. 검찰은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지난 2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당시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내란예비·음모, 반란수괴예비·음모, 반란지휘예비·음모 혐의 등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내란 등과 관련된 혐의를 무혐의 처분한 것을 가리켜 “단 한명도 혐의가 있다고 기소조차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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