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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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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레터] 부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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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곽아람 Books 팀장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 불교 관련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책이 일본 스님 코이케 류노스케가 쓴 ‘초역(超譯) 부처의 말’(포레스트북스). 경전에 실린 부처의 어록 중 190구절을 현대어로 풀이한 책입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5월 출간 후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올랐고, 7월엔 2030세대 내 판매량이 전월 대비 20.9% 상승했다고 하네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를 만들지 마세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가 당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언젠가 그 상대를 잃지 않으면 안 될 때. 당신의 마음은 극심한 고통으로 뒤덮일 것입니다. ‘원한다, 갖고 싶다’는 끝없는 갈애(渴愛)의 저주에서 벗어난다면, 당신의 마음은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이는 ‘법구경’의 한 구절을 저자가 요즘 말로 풀이한 것. 저자는 “고등학생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까지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구절 중,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것을 선정해서 초역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2010년 무렵에도 저서 ‘생각버리기 연습’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한·일 양국서 화제가 되었던 인물입니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발산하지 말고 한발 물러서 응시하면 번뇌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였어요. 당시 도쿄에서 그를 인터뷰했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번뇌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많은 사람이 어떤 목표를 이룬 상태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를 만들지 말라는 ‘초역 부처의 말’ 내용과도 맥락이 닿아 있네요. 그렇지만 인간이라면 어찌 뭐든 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 무엇도 바라지 않는 해탈의 경지를 ‘성불(成佛)이라 하는 거겠죠. 곽아람 Books 팀장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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