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등이 속한 보건의료노조가 병원별로 막바지 교섭을 진행 중이다. 오는 29일 총파업을 예고했던 61개 병원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7개 병원 11개 사업장은 교섭이 타결됐다. 28일 교섭이 진행 중인 서울의 한 병원에 보건의료노조의 파업결의문이 게시돼 있다. 2024.8.2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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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의 숙원이었던 간호법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29일 파업을 예고했던 간호사, 의료기사 중 상당수가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기로 했다. 일부 병원에서 강경파들이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지만 주요 병원이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파업 동력도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공백 확산을 우려했던 정부는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 간호법 타결에 한발 물러선 보건노조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재적 290명 중 찬성 283명, 반대 2명으로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전현직 간호사들은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쳤다. 대한간호협회는 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2005년 국회 입법으로 시도된 후 무려 19년 만에 이뤄진 매우 뜻깊고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간호법 통과로 간호 돌봄 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 보장을 실현해 나가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의료 개혁에 적극 동참하겠다”고도 했다.
29일부터 파업 돌입을 예고했던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분위기도 전날 간호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간호사들의 숙원이 해결 기미를 보이면서 파업을 예고했던 병원 61곳 중 상당수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속도를 내게 된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28일 오후 7시까지 파업을 예고했던 병원 61곳 중 18곳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타결돼 파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막판 협상에 성공한 병원들은 2~3%대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려대의료원 소속 3개 병원, 이화여대의료원 소속 2개 병원, 중앙대의료원 소속 2개 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임단협이 타결되면서 파업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의료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간호법 통과와 노동위원회의 적극적 중재 노력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원만한 타결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타결된 병원 외에 나머지 병원도 희망을 가지고 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 의협 “간호사 수술하게 만드는 법”
간호법 통과를 두고 의사들은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가 만연하게 될 것”라며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간호법은 직역 갈등을 심화시키고 전공의 수련 생태계를 파괴하는 의료 악법”이라며 “의료대란을 가중시킨 범죄로 기억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간호사가 의사 자리를 대신하는 곳에서 의업을 이어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의사들은 이쯤에서 물러나겠다”며 병원 이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단식 사흘째인 임현택 의협 회장도 법안 통과 직후 대국민 담화를 내고 “간호법은 간호사가 투약 지시하고 간호사가 수술하게 만들어주는 법”이라며 “간호사 불법의료행위로 인한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들 사이에선 “기장이 부족하다고 승무원에게 비행기 조종을 맡기는 것”이란 말도 나왔다.
의협은 또 정당가입운동을 통해 의사들도 정치세력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의사들은 시민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기 위해 범의료계 차원의 정당 가입 운동을 펼쳐 직접 정치를 바꾸겠다”고 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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