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스킨 적신 솜 얹으면 효과
물집 터뜨리지 말고 찬 수건 진정
껍질 자연스럽게 벗겨지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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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어진 폭염과 여름휴가를 거치며 크고 작은 피부 변화를 겪는 사람이 많다. 대다수는 과도한 햇빛에 자주 노출되면서 가려움·따가움을 호소한다. 산·바다·계곡에 갔다가 피부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붉고 따가운 증상이 생긴 건 일광화상으로 봐야 한다. 3~6시간 잠복기를 거친 후부터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하루이틀 지나면 물집이 올라온다. 심한 경우 오한과 발열, 오심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초기엔 즉시 처치가 중요하다. 먼저 찬물 세안·목욕과 얼음찜질을 한다. 그런 다음 차가운 알로에·오이를 증상 부위에 붙여 열기를 빠르게 가라앉히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얼굴의 경우 당분간 매일 저녁 깨끗이 세수한 뒤 수렴 화장수를 화장 솜에 충분히 적셔 10~15분 정도 광대뼈 부위와 양 볼, 콧등, 턱, 이마에 얹어두면 진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햇빛에 늘어진 모공을 수축시켜 피부를 탄력 있게 하는 데도 도움된다.
평소보다 로션 자주 발라야
껍질이 일어날 땐 바로 벗기지 말고 그냥 놔뒀다가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해야 한다. 보습제를 자주 덧발라 각질이 스스로 벗겨지도록 하고 피부 소염제인 칼라민 로션을 피부에 발라 증상을 가라앉힌 뒤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휴가를 다녀온 후 병원을 찾아 강력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아 자주 덧발라 주면 치료에 도움된다”며 “먹는 약의 항히스타민제,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 처방이 경우에 따라 효과적일 수 있으나 아직 부작용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은 후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햇빛을 지나치게 많이 쐐서 물집이 생겼을 땐 일부러 터뜨리지 말아야 한다. 찬 물수건을 붙여만 놓고 피부를 진정시키면서 스스로 치유되도록 놔두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 다음 병원에 가서 국소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등 적절한 연고제 치료를 받는다. 폭염 기간 햇빛은 피부로부터 수분을 빼앗아가 피부 각질층에 가벼운 탈수 현상을 유발한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푸석푸석해진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피부 노화가 빨라지기 쉽다. 이 시기엔 평소보다 로션을 자주 바르고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영양 크림을 발라준다.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거나 염증이 없으면 마사지가 가능한 마스크팩을 사용한 후 물로 씻어내면 불필요한 각질이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야외로 놀러 갔다 온 뒤 뒤늦게 피부 상처를 발견하는 일도 많다. 손·팔·다리 부위가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사례가 흔하다. 대체로 캠핑을 갔다가 풀벌레에 물리거나 작은 나뭇가지·잎에 쓸린 경우, 벌레 물림, 물놀이 중 뭔가에 찔리거나 바위·돌에 부딪힌 경우다. 최근엔 ‘동남아 여행을 가서 마사지를 받았는데 돌아와서 보니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들린다.
피부에 작은 염증이나 균열이 생기면 피부 주변의 병원균에 감염되거나 손으로 긁으면서 손톱 주변의 균 때문에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피부에 작은 홍반을 형성하면서 가려움을 유발할 땐 피부를 깨끗하게 하고 긁지 말며 얼음으로 차갑게 마사지하면서 피부 연고를 바르거나 집에 있는 소염제를 먹으면 대부분 낫는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붉은 발적이 몸통 방향으로 점점 커지고 부종이 심해지며 열이 나는 상황이다. 이땐 연조직염(봉와직염)일 가능성이 있다. 피부 표면의 작은 상처를 통한 세균 침투로 진피와 피하조직에 일어난 세균 감염증을 말한다. 유성선병원 김의순(정형외과) 병원장은 “봉와직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다양하다”며 “작은 외상이나 짓무름으로 피부에 균열이 생긴 틈으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증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는 상처, 긁힘, 벌레 물림으로부터 시작되는 사례가 많다. 성인은 당뇨병, 간 질환 등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특히 주의하고 청소년은 스포츠 활동에 따른 강한 접촉이나 외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인은 원래 피부가 얇고 혈액순환 기능이 떨어져 있어 감염에 취약하다. 방치하면 급속도로 진행할 수 있어 작은 상처도 간과해선 안 된다.
세균 감염증 봉와직염도 주의
연조직염으로 진단되면 혈액검사와 균 배양 검사를 시행해 감염 원인균을 찾고 증상 완화를 위해 주사 소염제와 부목 고정, 입원 치료가 요구된다. 2~3일 치료에 호전이 있으면 경과를 관찰했다가 빠르면 5~7일 사이 퇴원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항생제 치료에도 발열이 이어지고 발적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등 개선이 없으면 초음파·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시행해 고름이 찼는지 확인한다. 이땐 고름을 빼내는 수술 치료를 하는 동시에 원인균을 죽이는 확정 항생제를 투약해 치료한다.
이런 세균 감염증을 피하려면 야외 활동을 할 땐 벌레 물림이나 손상을 받지 않도록 피부를 보호하고 실내에서도 피부를 지속해서 자극하는 행동을 피한다. 신체의 위생 상태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병원장은 “무엇보다 피부가 외부 공격을 받고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인 발적, 발열 증상을 무시하고 ‘나는 원래 체질이 좋다’는 식으로 건강을 과신하는 태도를 피하는 게 치료의 절반 이상이다”고 조언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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