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섭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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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인 만큼 수분 섭취가 더욱 중요한 때다.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 불리는 것처럼, 신체 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다. 부족함 없이 섭취해야 한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갈증이 생기고, 수분 부족 상태가 장기화하면 각종 증상과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꼭 다다익선은 아니다. 오히려 과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반대로 남들보다 더 섭취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수분 섭취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물은 하루에 8잔 이상 마셔야 한다 X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실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한때는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하루에 무조건 1.5L 이상 마셔야 한다는 게 상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근데 그 정도로 많이 마실 필요는 없다. 과거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보고서에 ‘하루에 물을 8잔 정도 마시라’는 내용이 실린 적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섭취하는 음식물에 들어 있는 수분까지 포함한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물을 하루에 1.5L는 마셔야 한다는 말은 사실 와전된 것이다. 우리가 먹는 채소나 과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수분이 포함돼 있다. 800mL의 수분은 음식을 통해 섭취된다고 한다.
따라서 물만 따로 섭취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4~5잔만 마셔도 충분하다. 다만 요즘처럼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릴 땐 1~2잔 더 마셔주는 게 좋다.
커피를 마시면 오히려 수분을 빼앗긴다 O
커피는 현대인이 가장 선호하는 음료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수시로 커피를 마시게 된다. 이렇게 마시다 보면 하루에 4~5잔은 훌쩍 넘기는 일도 많다. ‘나는 커피를 많이 마시니까 수분은 충분히 섭취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커피를 마시는 것도 수분을 섭취하는 일이긴 하다. 하지만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유발한다.
카페인의 이뇨작용으로 체내에서 빠져나가는 수분은 생각보다 많다. 일반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마신 커피양의 2배에 달하는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커피를 1잔 마셨을 땐 1~2잔의 물을 별도로 섭취해 줘야 한다.
물이 독이 되는 사람도 있다 O
심부전이 있거나, 만성 신장 질환, 간경화증 등이 있는 환자는 과한 수분 섭취가 해로울 수 있다. 일반인보다 적게 마셔야 한다. 우선 심부전 환자의 경우 심장 기능이 나빠진 상태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지는 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진다. 두통, 구역질, 숨참 등 저나트륨혈증 증상과 부종, 심부전 악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만성 신장 질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경화증 환자의 경우 혈관이 이완되면서 복수가 차거나 부종이 생기는 데 취약해진다. 또 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에게는 점액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식사 중 물을 마시면 소화에 방해된다 X
밥을 먹는 도중에 물을 마시는 게 소화를 방해한다는 건 대표적인 오해다. 소화를 위해 분비되는 위액은 우리가 식사 중에 마시는 물에 희석될 정도로 만만하지 않다. 상식적으로 식사 중 마실 수 있는 정도의 물로는 위액과 소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물을 전혀 마시지 않고 빵이나 과자 등만 먹는 고형식의 경우에는 식사 중에 물을 마셔야 한다. 그래야 음식물이 위에서 부드럽게 섞일 수 있다. 단, 위 수술을 받은 경우는 예외다. 덤핑신드롬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위의 부분절제나 전절제 수술을 받은 경우 음식물이 정상적인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소장으로 유입돼 급격한 혈당 상승, 소장의 급격한 확장 등을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식사 중 물 섭취가 이를 유발, 악화할 수 있다.
운동 후 물 대신 이온음료를 마시는 게 낫다 X
이온음료는 스포츠음료로도 불린다. 운동 중 혹은 후에 많이들 마시게 된다. 체내 수분 흡수가 빠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이온이 들어 있어 체액과 비슷한 삼투압이 가능해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이온음료는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흡수 속도에 물과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라톤 등 극한 운동으로 체중이 줄 만큼의 수분이 빠져나가거나 탈수가 생긴 경우라면 ‘시중의 이온음료보다 덜 달고 더 짠’ 마시는 링거가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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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서희선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규배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류장훈 기자 ryu.ja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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