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 대표는 18명의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비공개 오찬을 함께 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6개월이 ‘변화’를 강조한 한동훈 리더십 승패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매사 이기려 하지 말고 지면서 이기는 법을 터득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원로는 또 “당정은 상호 충돌이 아닌 보완 관계가 돼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번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국민을 감동시킬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고도 했다고 한다. “‘제로 콜라’ 모임을 이어가며 중진 의원과 스킨십을 늘리고 많이 학습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특히 당 원로들은 한 대표가 추진 중인 ‘지구당 부활’에 대해 박수를 치며 힘을 실었다. 지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도 받으며 당원을 관리하는 정당의 지역 조직이다. 1962년 정당법 제정으로 도입됐다가,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여파로 2004년 폐지됐다. 한 대표는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면,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한다르크’(한동훈+잔다르크)가 돼 달라”며 “당이 외연을 확장하고, 젊은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과감히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순직 해병 특검법안에 대해선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도 안 된다는 취지다. 원로들은 특검법 자체를 받는 순간 야당이 노리는 대통령 탄핵 프레임에 말려들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한 대표는 즉답하지 않고 경청했다고 한다. 정책 주문도 이어졌다. 복수의 참석자는 “미국이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는 데 있어 주로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은 소홀해지지 않도록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한국 대표 기업에 대한 적극 지원과 ‘AI(인공지능) 법’ ‘반도체법’의 빠른 정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대표는 오찬을 마친 뒤 “당의 전통과 가치를 잘 설명해 주셨고, 제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뭔지 말씀해 주셨다”면서 “꼭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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