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잉볼 소리는 산사에서 울려 퍼지는 범종 소리를 닮았어요. 자연을 닮은 싱잉볼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요동치던 마음이나 감정이 차분히 가라앉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싱잉볼은 크기가 여러 가지이지만 모양은 다 오목한 밥그릇을 닮았죠. 이 그릇을 전용 막대로 두드리거나 문지르면서 소리를 내는데, 이 때문에 ‘노래하는 그릇’이란 이름이 생긴 거예요. 인도나 네팔, 방글라데시와 같은 히말라야 인근에서 주로 사용해 ‘히말라야 싱잉볼’이라고도 합니다. 싱잉볼의 역사를 정확히 기록한 문헌은 딱히 없지만 청동기시대부터 만들어졌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싱잉볼이 내는 편안한 소리를 귀에 가까이 대고 들어보고 있다. 촬영을 마칠 때쯤엔 싱잉볼 테라피 효과 때문인지 표정이 한층 편안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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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2000년 초, 명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며 명상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처음 소개된 싱잉볼은 그 후 명상뿐 아니라 요가·심리치료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해요. 한국싱잉볼협회를 겸하는 젠테라피 네츄럴 힐링센터에서는 초기부터 다양한 싱잉볼 명상과 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싱잉볼 테라피를 하면 스트레스가 줄고, 몸과 마음이 안정돼 집중력도 좋아지죠. 반대로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감정은 줄어들며, 몸이 이완되어 잠도 잘 자게 도와줘요. 이런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요즘은 초등학교나 중‧고교에서도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 발달을 위해 싱잉볼 체험을 합니다. ‘싱잉볼 테라피스트’ 제민재 젠테라피 네츄럴 힐링센터 수석강사는 전국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싱잉볼 테라피의 세계를 알리고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도 싱잉볼 힐링 시간에 동참했죠.
“김수민‧박서후 학생기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가 가장 불편해요?” 제 강사는 싱잉볼 테리피를 시작하기 전 학생기자단에 질문을 던졌어요. 수민 학생기자는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고, 서후 학생기자는 배를 짚어 보였어요. 제 강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서로 다른 싱잉볼을 골라 두 학생기자에게 각각 건넸어요. 그리고는 싱잉볼을 들고 소리를 내는 법을 보여줬죠. 한 손에 싱잉볼을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우드 스틱을 연필을 쥐듯 잡고 싱잉볼을 치자 맑은 음이 울려 퍼졌어요. 두 학생기자도 제 강사의 시범에 따라 싱잉볼을 쳐봤는데, 처음이라 어색해서 그런지 한 번에 소리가 나지는 않았어요. 제 강사는 직접 싱잉볼로 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왔죠. 싱잉볼에 손이 닿지 않도록 손바닥을 쫙 펴는 것과 우드 스틱을 약간 기울여서 치는 것 두 가지가 포인트였습니다.
제민재(뒷줄) 강사의 시범에 따라 싱잉볼의 진동을 직접 느껴보고 있는 김수민(앞줄 왼쪽)‧박서후 학생기자. |
곧 수민 학생기자와 서후 학생기자도 싱잉볼 연주가 익숙해졌어요. 세 사람은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소리를 내보기도 했죠.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세 개의 싱잉볼 소리가 조금씩 달랐던 겁니다. 서후 학생기자의 싱잉볼은 높은 소리, 수민 학생기자는 낮은 소리, 제 강사의 싱잉볼은 중간쯤의 소리를 냈어요. 제 강사는 “어때요? 소리가 조금씩 다르죠? 싱잉볼 소리는 특정 주파수를 발생시키는데 이 주파수가 신체의 특정 부분을 진동시켜서 회복하고 정화하는 효과가 나타나요”라며 싱잉볼마다 소리가 다른 이유와 그에 따라 각기 다른 치유 효과가 있다는 걸 설명했어요.
싱잉볼을 치는 건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제 강사는 싱잉볼의 겉을 쳐서 소리를 내는 것을 ‘아우터’라고 한다면, 겉을 한 번 친 뒤에 스틱으로 테두리를 따라 계속 돌려주는 연주법을 ‘이너’라고 소개했죠. 제 강사를 따라 하자 이번엔 ‘웅’ 하고 울리는 소리가 났어요. 수민 학생기자는 “동그라미가 퍼지는 듯하다”고 표현했고, 서후 학생기자는 “손바닥이 떨리는 느낌이 든다”며 신기해했어요. 제 강사는 “맞다”고 호응하며 “싱잉볼 명상은 아우터로 소리를 내 끝까지 듣거나, 이너로 연주하며 진동을 느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어요.
제 강사가 싱잉볼 연주가 낯선 학생기자에게 직접 소리 내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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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학생기자들에게 더 큰 싱잉볼 연주를 권했죠. 싱잉볼의 진동을 더 강하게 느껴보기 위함이에요. 커다란 싱잉볼은 두 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워 보였지만, 세숫대야 같기도 해 친근해 보였습니다. 싱잉볼이 커진 만큼 스틱도 커졌어요. 두 학생기자는 제 강사의 말대로 솜방망이가 달린 커다란 해머로 싱잉볼을 치고 나서, 얼른 반대쪽 손바닥을 싱잉볼 가까이 댔죠. 그러자 손바닥으로 강한 진동이 전해졌어요. 싱잉볼을 잡지도 않았는데, 손바닥이 떨리는 느낌이 확실히 전달되자 학생기자들의 두 눈이 동그래졌죠. 그 모습을 본 제 강사는 웃으면서 말했어요. “이게 바로 진동이에요. 싱잉볼을 치면 귀로 소리만 듣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진동이 피부에 전달되는 거예요. 피부로만 전달되는 게 아니라 몸 안까지 전달됩니다. 싱잉볼마다 다른 파동이 몸속의 특정 부위를 진동시키는 거예요. 싱잉볼을 진동을 이용한 명상 도구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어 제 강사는 ‘차크라’에 대해서도 설명했어요. 차크라는 우리 몸에 보이지는 않는 에너지가 다니는 길인데, 모두 일곱 개가 있고, 싱잉볼의 다른 진동이 다른 부분의 차크라를 진동시킨다는 이야기였죠. 제 강사의 설명을 들으니, 수민 학생기자와 서후 학생기자에게 각기 다른 싱잉볼을 권했던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어요.
싱잉볼 테라피는 보통 누워서 진행하는데, 모든 감각을 차단하고 오직 싱잉볼의 소리와 파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제 강사는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크기가 다른 약 스무 개의 싱잉볼을 연주하며 싱잉볼 테라피를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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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직접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처럼 두 학생기자도 싱잉볼 테라피를 몸소 체험해봤습니다. 먼저 매트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웠어요. 싱잉볼 테라피를 할 때 진동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자세가 바로 눕는 것이기 때문이죠. 머리를 싱잉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두고 손발의 힘을 풀고, 눈에는 안대까지 했어요. 오직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시각은 제한한 겁니다. 제 강사는 잠이 오면 잠깐 눈을 붙여도 된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싱잉볼 테라피를 진행하다 보면 잠이 드는 사람도 여럿이라는 말에 웃다 보니 학생기자단의 긴장도 어느새 풀렸죠.
“싱잉볼 소리를 듣는 동안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에 빠지지 말고,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학생기자들이 자리에 눕는 것을 확인하고, 제 강사는 싱잉볼 연주를 시작했어요. 제 강사의 손길이 지날 때마다 약 스무 개의 싱잉볼은 저마다 다른 높낮이의 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낮은음이 마룻바닥으로 퍼지는가 싶더니, 그 위로 높은음, 더 높은음이 한 겹씩 더해졌어요. 금세 방 안이 소리의 바다로 바뀌었습니다. 이어 청아한 음이 소리의 바다 한가운데로 통통 튕기듯 뛰어들었죠. 그 사이를 비집고 유유히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소리도 있었어요. 몽환적이면서 한없이 평화로운 연주는 20분 정도 이어졌어요. 온몸의 근육이 이완되고, 머리를 어지럽히던 생각들도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어요.
바른 자세로 앉아 눈을 감은 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 명상을 배우는 소중 학생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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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강사는 누워있는 학생기자들에게 다가가 풍경 소리와 닮은 자피어 차임 소리를 들려줬어요. 그리고는 심벌즈를 작게 축소해놓은 듯한 띵샤를 세 번 친 뒤 싱잉볼 테라피를 마무리했어요. “이제 천천히 코로 숨을 들여 마시고, 입을 열고 ‘후’ 숨을 내쉬어 보세요.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고, 발가락을 꼼지락 꼼지락, 고개를 왔다 갔다 움직여보세요.” 제 강사의 말에 따라 학생기자들은 서서히 몸을 풀고 일어나 자리에 앉았는데, 한층 표정이 편안해졌죠. 제 강사가 체험 소감을 묻자 수민 학생기자는 “누워서 들으니 더 집중이 잘 되었어요. 푹 빠져서 들었어요”라고 말했어요. 서후 학생기자는 “직접 해보니 싱잉볼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이런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졌어요”라며 오히려 질문을 던졌죠.
질문에 반색한 제 강사는 “싱잉볼은 크게 히말라야 싱잉볼과 크리스탈 싱잉볼이 있어요”라고 말했죠. “오늘 체험한 것은 히말라야 싱잉볼인데, 구리‧주석‧철‧은‧금 등 여러 금속을 혼합해 전통적으로 장인이 손으로 두드려 만들어요. 낮고 깊은 음색을 내는데, 부드럽고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반면, 크리스탈 싱잉볼은 백수정 원석 가루를 틀에 넣고 압착해 만들어요. 백수정 원석을 사용하는 이유는 강력한 정화 효과 때문이죠. 높은 주파수의 소리는 맑고 깨끗한 음색을 지녔어요. 200명이 앉아있는 공연장에서도 마이크 없이도 명확하게 들릴 정도로 강렬하죠.” 제 강사는 내친김에 한편에 있는 크리스탈 싱잉볼 소리를 들려줬어요. 설명대로, 강한 울림이 가슴팍에 확 꽂혔어요.
집에서 하는 싱잉볼 테라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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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강사는 마지막으로 호흡 명상을 알려줬습니다. 숨 쉬는 것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효과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덜 수 있고 또 집중력을 높여 학습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방법은 간단해요. 먼저 손을 무릎에 얹은 다음 척추를 바로 세우고 앉은 뒤 눈은 감아요. 코로 숨을 천천히 마신 다음, 천천히 내쉬는 거예요. 이번엔 두 손을 가슴에 올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어요.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느끼면서 숨을 깊게 쉬어요. 그리고 나를 위해 열심히 뛰는 심장에 고마움을 느끼며, 천천히 호흡하는 거예요. 그러면 조금 전까지도 나를 괴롭혔던 스트레스와 떨어져 편안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어요. 처음 해보는 싱잉볼 테라피가 낯설 수도 있었지만, 수민 학생기자와 서후 학생기자는 기회가 된다면 더 해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동행취재=김수민(서울 숭의초 6)‧박서후(서울 일원초 5) 학생기자
■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요즘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데, 싱잉볼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되었어요. 화면으로만 보던 싱잉볼을 직접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무거워서 놀랐지만, 그 크기와 무게에 비해 소리가 굉장히 맑아서 듣기 편하고 좋았어요. 선생님의 싱잉볼 연주를 들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또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가 체험해 본 싱잉볼의 이름은 ‘히말라야 싱잉볼’이였는데요,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수천 년 동안 네팔과 인도에서 전통악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취재를 마치고 싱잉볼을 구매해서 몸과 마음이 힘들 때마다 연주를 해보고 싶어졌죠. 여러분도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 싱잉볼 연주를 해보세요. 요즘은 인터넷에 싱잉볼 명상 음원도 있으니 한번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김수민(서울 숭의초 6) 학생기자
싱잉볼 테라피는 정말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몸이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볍고, 뭉쳐있던 심신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죠. 특히 긴장이 완화되니 편안했고, 정돈된 에너지가 온몸 전체를 감싸는 것을 느꼈어요 정신적 안정감과 몸의 유연성이 향상된 것은 물론, 신체적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듯 평온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혹시 깊은 잠을 자지 못해 고민이라면, 싱잉볼 테라피가 숙면에 도움을 줄 것 같아요. 피로나 스트레스를 덜어주어 업무 효율과 학습 능률도 매우 높아지니, 소중 독자 여러분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박서후(서울 일원초 5) 학생기자
글=강미숙 객원기자 sojo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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