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가 폭력-증오 콘텐츠 확산 영향”
디지털서비스법 내세워 강력 경고
EU 디지털 정책을 이끄는 티에리 브르통 내수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머스크와 트럼프 대담을 직접 언급하며 “유럽 내에 ‘잠재적으로 유해한 콘텐츠(potentially harmful content)’가 확산될 위험이 있다”며 머스크 CEO에게 보낸 서한을 X에 공개했다. 브르통 위원은 “증오와 무질서, 폭력을 조장하는 내용이나 특정 허위 정보가 유포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며 필요하다면 “어떤 수단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대대적인 빅테크 규제에 나선 EU는 X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12일 X가 광고 투명성 등의 영역에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DSA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높은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됐다.
다만 이처럼 EU가 선제적으로 공개 경고를 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가 빅테크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매우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영국에서 극우세력발(發) 허위 정보로 폭력 시위가 번진 뒤 유럽 국가들이 온라인 정치 담론에 더 민감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브르통 위원은 서한에서 영국 사례를 거론하며 “X가 테러리즘과 폭력, 증오,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콘텐츠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유로뉴스는 “폭력과 무질서를 선동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퍼뜨리는 X에 대해 EU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는 EU의 경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한 공개 뒤 ‘너나 잘하라’는 뉘앙스의 욕설이 담긴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X에 게시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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