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 투데이] 하워드 슐츠가 엄선했던 나라시만 '바리스타 체험'하며 많은 실험했지만 16개월 만에 실패
중국 시장에서 계획한 사업확대 이루지 못하고 자국 내에선 물가상승 압력에 소비자 지출감소의 직접 타격받아
최근 주식매입해 경영간섭 시작한 행동주의 투자가 엘리엇과 헤게모니 싸움하며 슐츠가 비밀리에 CEO 교체 작업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1일 오후 서울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2년 이후 2년만인 내달 2일부터 커피 등 음료 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다. 2024.07.31.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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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에 빠진 세계최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선임된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은 CEO(최고경영자)를 축출하고 신임 대표를 경쟁 레스토랑 체인에서 발탁했다.
13일(현지시간) 스타벅스는 현 대표인 락스만 나라시만이 16개월 만에 사임하고 신임 CEO로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대표를 맞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장 후 스타벅스 주가는 20% 넘게 상승했고, 치폴레 주가는 13% 이상 급락하고 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오는 9월 9일부터 브라이언 니콜이 CEO 겸 이사회 회장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에 사임하게 된 나라시만은 스타벅스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가 다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엄선한 전문 CEO였다.
스타벅스는 최근 사업이 침체되고 경영 리더십에 대한 주주들의 감시가 거세어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4월부터 카페 방문객이 감소하면서 올해 연거푸 재무 전망을 낮췄고 실제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미중 분쟁이 커지고 반미정서가 확산되면서 현지 프렌차이즈들에 밀리면서 계획했던 사업확장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 외연확대 실패의 주 원인으로 지적된다. 미국 내에서도 물가상승으로 중산층 소비가 위축되면서 밥값에 근접하는 커피와 음료수를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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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시만이 스타벅스를 이끈 이후인 2023년 3월부터 현재까지 스타벅스 주가는 약 22% 하락했다. 그러나 주요 기업 평균인 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36% 상승했다.
2021년부터 스타벅스의 회장을 맡았던 멜로디 홉슨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회사는 약 2개월 전부터 리더십 교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최근 브라이언 니콜을 낙점하고 교섭해왔다"고 전했다. CEO 교체에는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 전 회장이 마지막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는 최근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 일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경영간섭 문제를 겪고 있다. 20억 달러 어치 주식을 매입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경영진에 매출 감소와 운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내놓으라며 강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투자자인 스타보드 밸류가 스타벅스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CEO 교체와 신임 선정에는 행동주의 기관투자가들이 발언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워드 슐츠를 비롯한 스타벅스 원로원들이 브라이언 니콜을 낙점한 것인데, 니콜은 2018년 치폴레 CEO가 되기 전까지 타코벨(Taco Bell)과 피자헛(Pizza Hut)에서 일하면서 업계를 평정해온 베테랑으로 평가된다.
최근까지 니콜의 리더십으로 성장을 구가해온 치폴레는 당장 위기에 빠졌다. 위생 문제로 보건당국의 조사를 받아 망할 뻔한 위기에 처했던 치폴레를 6년간 이끌어 업계 최고의 성장과 이익률을 올리게 한 리더십을 잃게 됐기 떄문이다. 치폴레도 이날 니콜이 8월 말에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현 최고운영책임자인 스콧 보트라이트가 임시 CEO를 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은퇴 계획을 밝혔던 CFO(재무책임자)인 잭 하텅도 전략, 재무 및 공급망 부문 사장으로 무기한으로 남아 체제 전환을 돕기로 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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