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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신부찾기 힘든데 지참금은 2700만원 10배↑…中 농촌총각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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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중국 결혼 지참금 집중 보도

2008년 이후 차이리 7배 이상 증가

올해 2분기 결혼, 코로나 이후 최저

중국 남성이 결혼할 때 여성에게 보내는 지참금(차이리)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중국 사회의 악습 중 하나인 차이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우한대학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지참금이 14만위안(약 267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과거 1~2만위안(200만∼400만원) 수준에서 2008년 이후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지참금이 가파르게 오른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농촌 가정이 자녀 교육을 위해 도시로 이주하면서 생활 자금이 급증했고, 태아 성별에 대한 감별 기술 발달로 인해 남아 선호 현상이 외려 여성의 희소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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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리는 중국의 오랜 결혼 풍습으로 결혼 전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지불하는 돈이다. 신부에 대한 몸값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 온 악습임과 동시에, 높은 금액으로 인해 남성들이 아예 결혼을 포기하게 하는 사회 부조리로 지적돼왔다. 특히, 도시와 비교해 수입이 적은 농촌 총각들의 결혼 기피가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국가적인 문제로 거론된다. 차이리로 인한 파혼이나 법적 분쟁마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중국 대법원은 지난 2월 예물금의 인정 범위와 반환 원칙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상하이 주변과 푸젠성, 장시성 등 중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예물금이 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들 지역은 남녀 성비 불균형과 여성 인구 유출, 높은 생활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젊은 층의 결혼 기피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민정성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결혼 등기 건수는 146만 쌍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2년 4분기(139만 쌍)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지자체에서는 현대적 결혼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허난성 뤄양시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고령자 가정을 방문해 고액 지참금 관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시에서 열린 결혼 상대 찾기 모임에 참가한 한 30대 남성은 "주택 구입 압박에 더해 과도한 지참금 요구는 결혼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본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는 "중국 사회가 점점 더 금전 중심의 물질주의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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