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기록한 20세기 초 모습 주목
청계리의 아이들, 노르베르트 베버(1911), 오토크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게를 뒤에 두고 3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다. 큰 아이 2명은 가슴을 웃도는 짧은 저고리와 가슴까지 치켜 올려 동여맨 치마를 입고 있다. 어린아이는 바둑판 머리에 돌띠저고리와 풍차바지를 입었다.
1911년 서울 청계천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을 렌즈에 담은 사진으로 지금으로부터 113년 전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촬영한 컬러 사진이다. 사진을 직접 촬영한 작가는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의 총 원장을 지낸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 아빠스(수도원장). 그는 1911년과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책을 펴내기도 했다.
베버 총 아빠스는 사라져 가는 한국의 풍경을 렌즈에 담았다. 1911년에 촬영한 ‘장옷 입은 할머니와 손주들’은 우리옷의 다채로움을 볼 수 있는 사진으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성당을 장식한 스테인드글라스에도 담겼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한국교회사연구소와 함께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기록 보관소(아카이브)가 소장한 한국 사진 2077점을 조사한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펴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는 베버 총 아빠스와 성 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촬영한 유리건판, 랜턴 슬라이드, 셀룰로이드 필름 등을 조사해 1874점의 사진을 도록 형태로 정리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한복을 입고 갓을 쓴 사람 모습부터 선교사들이 운영한 학교, 명동성당, 북한산 등 당시 한국과 한국인의 생활을 볼 수 있는 모습까지 다양하다.
베버 총 아빠스가 남긴 ‘컬러 사진’ 44점은 학술적 가치가 크다. 오토크롬은 당시 유리판을 지지체로 사용하는 최첨단 기술로, 컬러 필름이 출시된 1932년 이전까지 주로 활용됐다. 흑백 사진과 달리 천연색을 볼 수 있는 시각 자료다.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베버 총 아빠스가 기록한 내용은 일제강점기 초 한국 사회와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역사 기록물”이라고 설명했다.
국외재단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에서 조사한 한국사진들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웹사이트의 대국민서비스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장옷 입은 할머니와 손수들, 노르베르트베버 (1911), 오토크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