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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진 옹기장수, 장옷 입은 할머니…선교사의 눈으로 본 1910년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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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초 한국을 방문한 선교사들이 촬영한 다양한 사진이 공개됐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 기록 보관소가 소장한 한국 사진 2077점을 조사해 보고서를 펴냈다고 12일 밝혔다.

중앙일보

한복을 입은 할머니와 손주들.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 아빠스가 1911년 촬영한 사진. 왼쪽은 유리건판, 오른쪽은 오토크롬 방식으로 촬영했다. 사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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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주에 있는 오틸리엔 수도원은 1909년부터 한국에 수도자를 파견했다.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의 총 원장을 지낸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 아빠스(베네딕도회 대수도원 수장)는 1911년과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뒤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내기도 했다.

오틸리엔 수도원은 2005년 경북 칠곡 왜관수도원에 '겸재 정선 화첩'을 영구 대여한 것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갑옷, 식물 표본 등을 한국에 돌려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베버 총 아빠스와 성 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촬영한 유리건판, 랜턴 슬라이드, 셀룰로이드 필름 등을 조사해 1874점의 사진을 도록 형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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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갓 쓴 노인, 동대문 밖 청량리에 있던 홍릉, 가사를 입은 승려, 옹기장수.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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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명동성당·북한산 등 1900년대 초 한국인의 생활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장소가 사진에 담겼다. 가장 많은 사진이 촬영된 곳은 서울(275점)이다. 베버 총 아빠스는 경복궁·동묘·독립문 등 한국의 문화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즐겨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함경남도 (264점), 황해도(238점), 경기도(220점) 사진도 있다.

컬러 사진은 44점이 나왔다. 20세기 초 최신 기술이었던 오토크롬 방식을 이용한 사진이다. 오토크롬은 유리판을 지지체로 사용하는 기술로, 컬러 필름이 출시된 1932년 이전까지 주로 활용됐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근대사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쓰일 전망이다.

박현동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은 "독일 선교사들의 눈을 통해 기록한 우리의 문화와 생활"이라며 "관련 자료들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은 재단 누리집(www.overseaschf.or.kr/archive)에 공개할 예정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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