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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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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신체 보호막 염증 세균성 가장 위험 위생 관리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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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귀 ·폐 보호막 질환





신체 곳곳엔 얇은 막으로 둘러싸인 조직층이 자리 잡고 있다. 존재감이 크진 않지만 맡은 기능은 확실하다. 신체 각 기관과 조직을 결합하거나 분리하면서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소중한 선물을 덮은 포장지와 같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보호막에 이상이 생기면 건강을 크게 위협하기도 한다. 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기능이 떨어지는 식으로 문제를 유발한다. 보호막에 염증이 생긴 대표적인 질환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뇌수막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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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뇌수막이라는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포장된 두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뇌가 두부라면 뇌척수액이 간수처럼 뇌를 보호하고, 뇌수막이 포장지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뇌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게 뇌수막염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 신경계 손상으로 감각신경성 난청, 뇌전증, 수두증, 뇌성마비 등이 나타난다. 성인에서도 뇌혈관 질환, 뇌부종, 뇌내출혈 등 중추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뇌수막염은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질환을 오인하기 쉽다. 고열과 두통, 구토, 오한 등이 잘 나타난다. 심하면 혼수상태, 경련 발작, 뇌염에 이를 수도 있어 빠른 감별이 필요하다. 원인은 다양한데, 감염원의 종류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한다. 바이러스성, 세균성, 결핵성, 진균성 뇌수막염이다. 가장 흔한 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으로, 수족구 바이러스의 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가 90%를 차지한다. 정상적인 면역을 가진 사람이라면 1~2주 내에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드물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위협적인 건 세균성 뇌수막염이다. 폐렴구균·수막구균·대장균 등 세균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이럴 경우 합병증 위험이 높아 신속히 항생제를 투여해 10~14일 이상 치료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원인균과 바이러스를 확인한다. 뇌 CT나 MRI, 혈액배양, 혈청학적 검사, 뇌조직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대증 치료와 원인에 맞는 정확한 치료가 이뤄진다. 뇌수막염은 원인에 따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질환이 의심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다행히 예방 백신이 있다. 백신 접종과 함께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강화하는 것이 뇌수막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결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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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미세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점막이 노출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선 항상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기능이 작동돼야 한다. 결막의 주요 역할이다. 결막은 눈꺼풀 안쪽과 안구의 흰 부분을 덮고 있다. 각막의 가장자리까지 분포해 눈물 성분인 점액을 분비한다. 윤활제 같은 눈물이 안구 표면에 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결막에 염증이 생기면 충혈·가려움증·이물감 등 증상을 일으켜 일상을 괴롭힌다. 원인에 따라 알레르기성, 바이러스성, 세균성으로 나뉘는데 증상만으로 구분하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결막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접촉하면서 발생한다. 미세먼지나 꽃가루 등이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항원으로 꼽힌다. 특히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항원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쉽게 재발한다. 시력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만성적인 경과를 밟으며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

흔히 눈병이라고 말하는 유행성 결막염은 전염력이 강한 게 특징이다. 결막뿐 아니라 각막에도 염증이 동반될 수 있어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불린다. 감기의 원인인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 이는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도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일부에선 각막 혼탁이나 눈꺼풀과 안구가 달라붙는 검구유착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안약을 처방받아 투여하는 것이 도움된다. 세균성 결막염은 드물지만 나타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실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위생 문제, 면역력 저하, 스테로이드 점안액 장기 사용 등 일상적인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한다. 염증이 심해질 경우 각막에 구멍이 생기는 각막 천공이나 급격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결막염은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려면 눈을 자주 깜빡여 주는 것이 좋다. 눈에 뻑뻑함과 이물감이 느껴질 땐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인공눈물은 눈의 건조함을 줄이고 이물질을 세척하는 효과가 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알레르기성 질환 또는 심한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경우엔 방부제 성분이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대신 일회용은 오염에 취약하므로 한 번 개봉하면 1회 사용 후 폐기한다. 방부제가 들어 있는 다회용 인공눈물은 자주 점안할 때 각막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하루 사용 횟수가 4~6회로 정해져 있다. 눈물막은 언제든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눈의 건조함을 막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늑막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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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는 두 장의 늑막(흉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폐와 흉벽 사이에 위치한 얇은 막이 폐가 원활하게 팽창하고 수축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늑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폐의 팽창과 수축을 방해한다. 늑막염은 늑막 사이에 있는 흉막액의 양이 늘어나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늑막염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행한 유명인의 소식도 심심찮게 전해진다.

늑막염의 원인은 다양하다.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 세균성 폐렴, 폐결핵, 악성 종양으로도 늑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건 결핵균 감염에 의한 경우다. 특히 가슴 통증은 늑막염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다. 늑막염이면 숨을 쉬거나 기침을 할 때 옆구리와 가슴 뒤쪽이 바늘로 찌르듯이 아프다. 폐의 원활한 팽창과 수축이 어려워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옆구리 통증이 오른쪽 가슴 통증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늑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흉막액이 많이 찰 경우 심한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도 있다.

늑막염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경우 흉막액 조절 장애를 일으킨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만약 원인이 심부전증이라면 심장질환을 치료하면서 이뇨제를 복용한다. 만성 신부전증 때문이라면 혈액투석을 포함한 신장 질환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늑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금연은 필수다. 걷기,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 꾸준한 운동으로 폐 기능을 향상하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늑막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도움말=박선경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 변정혜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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