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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사건 축소 의도"vs"사과할 필요없다"…엇갈린 민심과 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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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음주운전 해명후 여론은

사고후 팬커뮤니티에 입장문

전동 스쿠터를 킥보드로 주장

논란 일자 "혼란 야기" 사과

"처벌 수위때문에 속여" 지적

일반인 적용에 현역병들 반발

해외팬들 "믿는다" 옹호 댓글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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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전동 스쿠터를 운전해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사진)의 소속사가 8일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지난 7일 BTS 슈가의 음주운전 소식이 알려지며 K팝 팬들의 억장이 무너졌다. 이날 서울 용산경찰서는 슈가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슈가는 전날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 일대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몰다 넘어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빅히트뮤직과 슈가는 각각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입장문을 올렸다. 다만 양 측은 일어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변명을 거듭하는 듯한 대응으로 논란에 올랐다. 특히 빅히트뮤직은 애초에 슈가가 탔던 ‘전동 스쿠터’를 ‘전동 킥보드’라고 강조해 논란을 키웠다.

같은날 경찰은 슈가가 탄 기기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안장이 추가된 ‘전동 스쿠터’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날 밤 JTBC가 슈가가 킥보드라고 보기 어려운, 누가 봐도 스쿠터 형태의 이동수단을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빅히트뮤직은 입장을 번복했다. 빅히트뮤직은 8일 새벽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다시한번 공지를 띄웠다.

소속사는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께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여러 정황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서둘러 입장문을 발표해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온라인에서는 “슈가나 빅히트뮤직이 애초에 전동 킥보드라고 한 것은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의 처벌 수위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전동 킥보드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마치 작은 일인 것처럼 축소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

빅히트뮤직은 이에 대해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보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성급하게 말씀드린 데 대하여 거듭 사과드린다. 향후 해당 제품에 대한 수사기관의 분류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에서는 아티스트가 이용한 제품을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 킥보드’라고 설명드렸다”며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최초 ‘전동 킥보드’로 보도된 이후 SNS에는 ‘혼자 킥보드 타다 넘어지니 귀엽다’ ‘킥보드 정도야 괜찮지 않나’ 같은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 ‘전동 킥보드는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하다’는 반응이 대립하기도 했다.

전동 스쿠터임이 밝혀진 8일에도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슈가 두둔하기’에 나서는 팬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사과할 필요 없다’ ‘슈가를 믿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는 댓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대부분 해외 팬들이다. 이에 대해 국내 팬덤은 ‘사과할 일 맞고 거짓말 한거니까 제발 응원 댓글 쓰지 마라’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이다.

한편, 빅히트뮤직의 해명은 킥보드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전날 빅히트뮤직은 전날 ‘범칙금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고 공지했다. 진행중인 사안을 마치 종결된 것처럼 표기한 셈이다.

하지만 음주 후 킥보드가 아닌 전동 스쿠터를 탄 경우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음주운전 시 범칙금과 별도로 형사처벌도 받게 돼 있다.

빅히트뮤직은 이에 대해 “지난 6일 아티스트는 현장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에 응한 뒤 바로 귀가 조치됐다. 당사와 아티스트 모두 향후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며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내부 커뮤니케이션 착오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드린 점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기간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데 대해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실망하셨을 팬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다. 향후 경찰의 추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며,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월 김호중 사건 이후 연예인의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쏟아진 데 이어 반 년도 지나지 않아 ‘슈가 사태’가 발생했다. 특급전사 자격 획득과 조기진급 등 모범적인 군생활로 쌓아 올린 BTS 멤버들의 ‘슬기로운 병역이행’이미지에도 큰 오점이 남게 됐다.

슈가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2020년 입은 어깨 부상으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뒤 3월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2025년 6월 복무를 마칠 예정이다.

병무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근무 시간 외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품위 손상 행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역병들은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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