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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버핏의 '엔 캐리 트레이드', 0.5% 이자로 돈 빌려 2~3배 수익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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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100억달러 엔화채권 발행해 일본 5대 상사주 투자,
만기 2060년으로 길고 이자는 0.5% 불과해 대응 여력…
일본증시 급락에도 상사주 투자 수익 여전히 2~3배 달해

머니투데이

워런 버핏이 이끌고 있는 미국의 투자 전문 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로고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스크린에서 비춰지고 있는 모습. 2023.05.10.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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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급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증시가 휘청이자 엔 캐리 트레이드로 효과를 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에 관심이 쏠린다. 버크셔는 2020년 일본 5대 상사 주식을 사들이면서 엔화 하락을 헤지하기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엔화를 빌려 투자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투자자가 1% 내외의 저금리로 일본 엔화로 자금을 차입한 다음 그 자금을 고수익 통화,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엔화가 급반등하면서 손실을 피하기 위한 엔 케리 트레이드 청산이 진행되며 글로벌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

버크셔도 2020년(실제로는 그 전부터 12개월 간 매수) 이토추, 마루베니, 미쓰이, 스미토모, 미쓰비시 등 상사 주식을 사면서 100억달러(현 환율 13조7800억원)에 가까운 엔화 채권을 발행했다.

최근 엔화 가치 급반등에도 버크셔가 당장 대규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2060년으로 길어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물론 버크셔가 보유한 5대 상사주도 주가 하락 압력이 거세지만 이미 투자금을 2~3배로 불린 터다. 2020년 매수 시점에 비하면 엔화는 여전히 40%가량 하락한 상태다. 엔화 채권으로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해 거둔 그간의 수익을 환헤지 한 효과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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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차입 이자가 연 0.5%로 워낙 저렴하다. 버핏 CEO는 2023년 버크셔 연례회의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한 일본 상사주 투자에 대해 "(이들 상사주가) 꽤 괜찮은 배당금을 주다보니 약 14%(주가수익배율 7배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며 "반면 파이낸싱을 통해 환 리스크를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은 0.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쪽에서 14%를 벌고 다른 쪽에선 0.5%로 비용을 낮추면 영원히 돈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식들의 배당수익률은 현재 3~4%에 달한다. 버크셔가 매입한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도 활발해졌다. 버크셔는 일본 5대 상사주 지분을 각각 8%로 늘려 현재 총 200억달러(27조5000억원)의 시장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버크셔도 엔화 강세의 타격이 없는 건 아니다. 상사주 주가가 지난달의 고점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분기마다 차입금이 재평가되기 때문에 3분기 엔화 강세에 따른 평가손실도 불가피하다. 버크셔는 올해 상반기 엔화 하락으로 10억달러의 평가수익을 봤으나 이제는 역으로 비슷한 규모의 평가손익(달러 당 144엔 기준)이 예상된다. 배런스는 이에 대해 "외화평가손익이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버크셔 투자자들이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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