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라이칭더 총통과 샤오메이친 부통령. EPA 연합뉴스 |
중국이 샤오메이친 대만 부총통 등 대만 정치인 10명을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로 분류해 발표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중국이 대만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8일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누리집을 보면,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를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이름의 별도 페이지가 개설됐다. 이 페이지 맨 상단에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 명단’ 항목이 있고, 총 10명의 대만 정치인, 관료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지난 5월 취임한 샤오메이친 부총통과 쑤전창 전 행정원장, 유시쿤 전 입법원장, 우자오셰 국가안전회의 비서장, 구리슝 국방부장(장관), 차이치창 전 입법원 부원장, 커젠밍 입법원 원내총소집인, 린페이판 국가안전회의 부비서장, 천자오화 입법위원, 왕딩위 입법위원 등이다. 대부분 과거에도 중국의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들이다.
이번 10인 명단에 라이칭더 총통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 등은 그동안 라이 총통을 ‘완고한 대만 독립론자’로 규정하고, 수차례 비판해 왔는데 그의 이름이 빠진 것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5월 라이 총통의 취임식 때 “대만 독립운동가를 자처한 라이칭더가 양안 대립과 대결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영희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정치학)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중국은 카운터파트로서 대만 최고지도자에 대해서는 실명 비판을 되도록 하지 않는 신중함을 보여 왔다”며 “미국 대선 이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가운데 대만 최고지도자에 대해 대화 등의 여지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명단에 오른 10명은 중국이 사실상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 인물)로 규정한 것”이라며 “대만 정부는 향후 베이징과의 협상 등에 이들을 기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에도 샤오메이친 당시 주미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 대표 등 7명을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 명단에 올렸다. 7명 명단에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과 라이칭더 당시 부총통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당시 명단에 오른 7명은 샤오메이친, 차이치창, 구리슝, 린페이판, 커젠밍, 왕딩위, 천자오화 등으로, 이들은 이번 10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앞서 중국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국가안전부, 법무부는 지난 6월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 처벌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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