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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TSMC, 주문 꽉 차 3나노·5나노 가격 8%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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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대만 타이중에 있는 TSMC 공장./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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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5㎚ 공정 주문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TSMC가 두 공정 제품 가격을 각각 8% 인상하고 나섰다.

8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TSMC는 최첨단 공정과 패키징(후공정) 수요에 발맞춰 3㎚와 5㎚ 파운드리 가격을 8%가량 올린다고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내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며 “주문이 강력해 이미 업계에선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현재 TSMC 생산 시설을 100% 가동하고 있음에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고객사들이 TSMC를 대체할 공급선을 찾을 수 없어 TSMC의 가격 인상 단행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그간 가격 인상을 여러차례 공언해왔다. 그는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 2024′ 행사에서 “AI 칩을 만들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이 TSMC와 논의하려 한다”며 “시장에선 TSMC의 가격이 제일 비싸다고 평가하는데, 고객이 얻는 수율을 보면 TSMC 웨이퍼(반도체 원판)의 가성비가 가장 좋기 때문에 아직은 (가격을) 상향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TSMC는 매출총이익률(매출에서 제조 비용을 뺀 이익률)을 53% 이상으로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어, 이번 가격 인상을 계기로 보다 안정적인 매출총이익률과 전략적인 위치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TSMC의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는 TSMC의 가격 인상 정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H200과 올해 출시될 최신 AI 칩 B100은 각각 TSMC의 4㎚와 3㎚ 공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TSMC의 웨이퍼 가격은 실제로 너무 낮다”며 “TSMC가 세계 기술 산업에 공헌한 데 비해 재무 성과가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고성능컴퓨팅(HPC)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늘면서 TSMC 3㎚ 공정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황위안궈 TSMC 수석 공장장은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술 심포지엄에서 “올해 자사의 3㎚ 공정 생산능력이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났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해외 공장 2곳을 포함해 국내외에 첨단 패키징 등 총 7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TSMC의 3㎚ 이하 첨단 공정뿐 아니라 TSMC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인 패키징 기술(CoWoS)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CoWoS는 실리콘 소재 미세 기판을 이용해 칩과 기판을 수평과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간 연결성을 극대화해 처리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절약하고 전력 소비를 줄이는 첨단 기술이다. TSMC의 CoWos 최대 고객은 생산 능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엔비디아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CoWos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 뒤를 AMD가 잇고 있으며 브로드컴, 아마존 등도 TSMC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 경쟁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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