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제출…약 500쪽 분량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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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위한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 성장 과정에 기여했다는 2심의 판단과 재산 분할 산정에서 발생한 오류 등에 정면 반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치열한 법리다툼이 벌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대리인인 홍승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법무법인 율촌은 5일 오후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관련한 2심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심은 5월 진행된 선고기일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SK그룹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봤다.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순 여사가 보관해온 1991년 약속어음과 메모 등을 근거로 이 같은 판단을 내린 2심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조3808억원의 재산분할을 결정했다.
최 회장 측은 또 2심 재판부가 재산 분할액 산정 시 범한 오류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최 회장 측의 지적을 받아들여 다시 주당 1000원으로 경정(법원 판결 후 계산 및 표현 오류를 고치는 일)했다.
최 회장 측은 상고이유서에 담은 내용들을 바탕으로 세부 쟁점별로 법리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여사가 보관해온 메모 관련 진위 여부와 최 회장이 2018년 친족들에게 증여한 SK 지분까지 모두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 부분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특별3부에 임시 배당돼 있지만 최 회장 측 상고이유서가 접수된 만큼 조만간 이를 담당할 정식 재판부가 정해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치열한 법리다툼이 예상되는 만큼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회장은 상고심을 위해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일하다 지난 2월 퇴직한 홍승면(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법관 재직 당시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지낸 홍 변호사는 대법관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다. 최 회장은 동시에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들을 추가 선임하면서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 관장은 1일 법무법인 하정 소속 최재형(13기)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13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의원은 법관 출신으로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은 “판결문 내용을 검토하고 직접 노 관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이 같은 노력이 법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이 가정의 소중함과 건강한 사회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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