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를 가릴 것 없이 의원부터 보좌진, 국회사무처와 경호처 직원까지 모두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방송4법' 처리 과정에서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111시간40분에 달하는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그리고 종료된 지 이틀 만에 다시 재개된 셈이다.
한 의원은 "지금 의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다들 너무 피곤해서 '이 정도면 학대가 아니냐'고 말할 정도"라며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은 "필리버스터가 끝나고 청문회에 들어가면 눈을 못 뜰 정도로 힘든 상태"라고 했다. 일부 의원은 아침 공개회의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좌진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 보좌관은 "원래 7월 말, 8월 초에는 국회도 쉬어가는 분위기지만 언제 여름휴가를 갈지 기약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필리버스터를 할 때 '누구 하나 쓰러져야 멈추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일 지속되는 필리버스터에 국회의장실도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건강에 대한 염려도 나오고 있다. 우 의장은 지난해 6월에 15일 동안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면서 단식을 했고 이후 체력이 약해진 상태라고 한다.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3시간 간격으로 돌아가며 사회를 봤다.
한 의장실 관계자는 "의장님이 사실 제일 힘드실 것"이라면서 "사무처 직원들도 많이 지쳐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 경호처 직원은 "직원들이 다들 대기 상태로 있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관리과·방호과 직원까지 다들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정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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