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반환점, 광역단체장에게 묻는다]
〈5〉 강기정 광주시장
광산구에 미래차 산업단지 확보… 아시아 최대 AI센터로 기업 유치
2027년 복합쇼핑몰 ‘더 현대’ 개점… 전남-전북과 메가시티로 기능 통합
5·18정신 헌법 수록, 임기 내 추진… 정부, 지방 챙기는 ‘아웃복싱’ 해야
강기정 광주시장은 29일 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광주, 전남, 전북의 기능을 통합하는 ‘메가시티’ 구상을 밝혔다. 생활과 산업, 교통 등의 부문에서 통합을 이룬 뒤 정치적, 행정적 통합을 진행한다는 생각이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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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삶과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 슬로건도 ‘이제는 됩니다’로 정했다.”
강기정 광주시장(60)은 29일 광주 서구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을 펼쳐 민주주의를 이끄는 등 역사를 혁명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삶과 일상이 그렇게 행복하거나 많은 것이 돼 있지 않았다. 24시간 심야 어린이병원, 복합쇼핑몰 등 인프라를 늘리면서 이제 희망이 생기고 있다”고 했다. 집무실에는 취임일부터 초 단위로 시간을 기록하는 시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매 순간 시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강 시장의 의지로 보였다. 그는 “임기 내에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시장과의 일문일답.
―광주의 미래 먹을거리는.
“인공지능(AI)과 미래차다. 광주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기아차, 광주글로벌모터스 등 완성차 공장 두 곳이 있다. 광주는 미래차와 관련된 인증실증 기관이 많다. 최근 광주 광산구에 337만 ㎡ 규모의 미래차 산업단지를 확보했다. 이곳에서 미래차와 관련된 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할 수 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예타 면제 사업과 관련해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사회간접자본(SOC)을 요청했지만, 광주는 AI 융합산업 4000억 원짜리를 받아 1단계 사업을 끝냈다.”
―구체적으로 AI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AI 사업(2단계)은 실증 밸리 사업 6000억 원 규모로 예타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도시들도 AI를 하고 싶지만 광주는 5년 전부터 관련 기반이 깔려 있어 따라올 수 없다.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11월부터 기업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700개가 넘는 기업이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 AI센터에는 엔비디아의 H100 반도체 880개가 설치돼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다. AI센터를 보고 기업들이 광주에 오게 될 것이다.”
―복합 쇼핑몰 조성을 추진 중이다.
“2027년 더 현대 광주가 문을 연다. 이곳은 더 현대 서울의 1.4배다. 세계 최고의 건축가 헤어초크&드 뫼롱(스위스)이 설계와 디자인을 했다. 또 신세계백화점도 금호고속 부지를 인수해 서울 강남 터미널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오랜 숙원 사업인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은 신세계 프라퍼티가 법인을 만들어 추진한다. 복합쇼핑몰이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여러 가지를 누릴 공간이 만들어진다. 복합쇼핑몰들이 열리면 광주의 도시 이용 인구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도시 이용 인구 증가가 인구 소멸 대응 방안인가.
“2028년까지 도시 이용 인구 3000만 명 시대를 만들 것이다. 사람들이 놀고 즐기고 머무를 곳이 있어야 된다. 출생 정책은 현금보다는 오전 10시 출근 제도, 심야 어린이병원 등 돌봄 정책으로 가야 한다. 청년들이 광주를 떠나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도 중요하다. 청년들의 유출을 막으려면 산업을 키워야 한다. 창업펀드 5000억 원을 만들고 있는데 4034억 원을 모았다. 창업 성공률이 높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과 지원 기업 제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해 광주 도심 36곳에서 검증이 진행됐다.”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는.
“전남도는 그동안 광주 민간·군 통합 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유보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통합 이전 합의문을 발표했다. 저를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최근 3시간 동안 회동을 가졌다. 3명 모두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이라고 인식하고 민간·군 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올해 안에 민간·군 공항 이전 결론을 내리고 싶다.”
―대구와 달빛동맹은 어디까지 진행됐나.
“달빛철도의 경우 21대 국회의원 266명이 발의했는데 헌정사상 최고의 참여였다. 달빛철도 예타 면제는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있어 어려웠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설득해 가능했다. 이제 광주와 대구 사이에 첨단 산업단지를 만들어 지방시대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는 등 양 도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달빛동맹을 추진하겠다.”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의 우리말인 ‘빛고을’에서 앞글자를 따와 만든 것으로, 광주와 대구의 협력 사업을 뜻한다.
―광주, 전남북 메가 시티는.
“전남의 에너지, 광주의 데이터와 AI, 전북의 이차전지와 바이오를 지자체 간 협력 구조를 만들고 교통 연결을 하는 것이다. 광주, 전남북은 생활, 산업, 생활, 교통 등 기능적 통합을 먼저 해야 한다. 정치·행정적 통합은 마지막 단계다.”
―정치권에서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임기 내에 꼭 마무리하고 싶다. 최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합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런데 정 실장이 ‘개헌 이야기를 하면 자꾸 대통령 임기 단축 이야기를 하니까 못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임기 단축 문제는 예민한 정치권 문제이니까 별개로 (5·18정신 수록만으로) 개헌을 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2032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2032년 개헌을 추진한다면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성사될 수 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일극체제에 대한 생각은.
“당원들이 지금 중요한 건 정권 교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때 이재명 전 대표라고 당원들이 판단하는 것 같다. 그래서 대표 연임을 위해 높은 지지를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방을 돌아다니며 ‘아웃복싱’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중앙정치 못지않게 지방에 관심을 가지란 의미다. 아웃복싱을 하면 정부가 점수를 따게 돼 있다. 지방을 돌며 진행했던 대통령 민생토론회는 아직 광주에서 열리지 않았다. (광주에서 늦게 하는 것은) 우리 지역에 큰 선물을 주려는 것 아니겠나(웃음).”
강기정 광주시장 프로필 |
△전남 고흥 △광주 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 △전남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17, 18, 19대 국회의원(2004∼2016년) △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2019년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무수석 |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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