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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동훈 체제' 출범부터 신경전, 새 지도부 민심 제대로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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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현충원 참배 마친 與 신임지도부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4.7.24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마자 미묘한 내부 힘겨루기 양상이 감지된다. 한 대표는 24일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제시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을 실제 발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 대표의 발언은 앞서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새 최고위원들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방안에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직후에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이(특검) 문제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의견을 내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의사가 다르다면 원내대표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고 했고, 김민전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당 대표가 이래라저래라할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지난 19일 채상병특검법 논란과 관련해 "당 대표가 누가 돼도 국회 일은 원내대표 중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친윤계는 "국회 운영에 관한 최고 권한은 원내대표가 갖는다"는 당헌을 들어 이런 주장을 펴고 있지만, 이해하기 쉽진 않다. 국민의힘 당헌은 "당 대표가 당무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회 운영이라는 것도 엄연히 당무에 속하기 때문이다. 친윤계에선 원내대표가 국회의원단을 대표하고 야당과의 협상과 당론 결정을 주도하는 현실을 내세우고 있지만, 원내대표든 의원이든 당의 일원일 뿐이다. 그런데 전당대회가 끝나기 무섭게 당 지도부 내에서 신경전 조짐이 노출되니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 스스로 물어볼 일이다.

친윤계가 한 대표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선 의도는 뻔하다. 특검 대응의 주도권을 한 대표에게 내줄 수 없다는 뜻이지만, 당 운영의 주도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심리도 읽힌다. 하지만 이들이 정작 염두에 둬야할 것은 친한(친한동훈)이냐, 친윤이냐 하는 계파논리가 아니라 한 대표를 전당대회에서 선택한 당원들의 뜻과 민심이다.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총선 참패에도 달라지지 않는 여권의 전면적 변화에 대한 욕구를 보여줬고, 그것이 정치 경력이 일천한 한동훈 체제를 탄생시킨 동력이 됐다.

한 대표는 전날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국민의 마음과 국민 눈높이에 더 반응해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자"고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다만 당 쇄신을 위해 노력하되 당이 내홍에 빠져 사분오열되고 당정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지 않도록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과 소원해진 관계부터 회복하는 게 우선 과제다. 윤 대통령이 힘있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채 2년도 남지 않는 상태에서 당정이 분열된다면 국정 누수가 앞당겨지고 한 대표도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주저앉을 게 명약관화하다. 한 대표에게 요구되는 것은 민심과 당심, 그리고 윤 대통령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최적의 접점을 찾는 일이다. 친윤계도 소모적인 기싸움에 나설 게 아니라 새 체제가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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