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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대선후보 전격 사퇴 "해리스 승계 전폭 지지" [바이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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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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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남은 기간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후보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며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면서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의 대통령 후보직 승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며 “해봅시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후보직 사퇴는 11월 5일 대선을 107일 앞둔 시점이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8월 19~22일) 개막을 29일 앞두고 후보직 중도 하차 발표가 나옴에 따라 미국의 대선 판이 아예 새롭게 짜여지게 됐다. 바이든이 지지 선언을 밝힌 여성·흑인·아시아계의 카멀라 해리스가 민주당의 새로운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지난 18일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남녀간, 인종간 대결이 이뤄지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후보가 돼 (오는 11월5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저는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미국인들에게 이 중요한 선거에서 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의제를 물리치기 위해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민주당 경선에서 절반을 넘는 대의원을 확보해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은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을 당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CNN 주최로 진행된 TV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하며 참패했다. 이후 민주당 안팎에선 ‘후보 교체론’이 거세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도 말실수가 이어지는 등 후보 사퇴 요구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반면 경쟁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의 저격 사건 이후 지지층을 한층 결집했다. 공화당은 18일 밀워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민주당 후보로는 그의 지지를 받은 해리스 부통령이 1순위로 거론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도 하마평에 올라 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출마 여부도 관심을 받아 왔으나 그는 수차례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밝혀 왔다.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가장 중대한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또 그가 최고의 애국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uncharted waters)를 항해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는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동료들의 강한 압박 속에 집권 2기를 위한 선거운동을 포기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막을 새 후보를 찾는 노력 속에 대선 구도가 뒤집혔다”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과 능력에 대한 우려 속에 재선 캠페인을 끝냈다”고 전하면서 “50년에 걸친 그의 정치 경력에 상한선을 두는 일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정치적 붕괴(collapse)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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