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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트럼프 측 벌써 해리스 공격 준비중인데…여전히 헤매는 美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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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 국제공항을 출발해 델라웨어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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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로 미국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이 ‘조 바이든 후보 완주론’과 ‘후보 교체론’ 사이에서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모습이다. 후보 교체론을 놓고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부터 ‘완전 개방형 예비선거’를 통한 새로운 후보 선출까지 다양한 주장이 표출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속속 흘러나오지만, 그는 거듭 완주 의지를 밝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요양 중인 바이든은 19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투표소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이라며 “내주 선거운동에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이 20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성화를 넘겨야 한다”며 후보 교체론을 주장했다. 전날에는 셰러드 브라운,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는 대열에 가세했다.

이로써 공식적으로 바이든이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상ㆍ하원 의원은 37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의원 263명(상원 50명, 하원 213명) 중 14%가 바이든에 등을 돌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최근 바이든을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행사에서 만났다.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세스 몰턴 민주당 하원의원의 폭로가 보스턴 글로브 기고를 통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상원의원 조 맨친도 21일 바이든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이제 새로운 세대에 횃불을 넘겨줄 때가 됐다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NYT “바이든 참모 ‘결단’ 가능성 대비”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 압박을 거부하고 있지만, 그의 사퇴는 결국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온다. “바이든이 누가 11월 대선에서 이길 최선의 후보인지 숙고하는 중”(크리스 쿤스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전언이 나오고, 그의 가족과 핵심 참모가 후보 사퇴의 시기와 방법 등 출구전략 논의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 타임스(NYT)는 “바이든 참모들은 그의 결단에 대비해 세부 사항 준비에 들어간 상태”라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 하차 시 해리스를 새로운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쪽으로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CNN 보도도 이날 나왔다. CNN은 “모두가 갑자기 결집한 것은 아니지만 (그간 당 내홍 과정의) 피로감이 녹아들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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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에서 선거 유세를 마치고 포프 육군 비행장을 떠나면서 에어포스2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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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해리스 ‘쉬운 대관식’ 보장 없어”



문제는 민주당 안팎에서 해리스가 필승 카드인지를 두고 회의론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 그의 후보 경쟁력이 바이든에 비해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달 초 NBC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 트럼프 대결에서는 43% 대 45%였고 해리스 대 트럼프 대결에서는 45% 대 47%로 나타났다. 바이든도 해리스도 똑같이 트럼프에 2%포인트 뒤진다는 얘기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경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사실상 선거 캠프를 접었고, 부통령 재임 기간 뚜렷하게 각인되는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폴리티코는 “해리스의 부통령 재임 초반 2년은 직원들의 혼란, 공공연한 실수, 도전적인 정책 포트폴리오에서의 평탄치 못했던 일처리 등으로 가득 찼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국민 참여식 예비경선’ 선호”



WP 역시 “바이든이 물러날 경우 해리스에게 ‘쉬운 대관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며 민주당 일각에서 대통령 후보를 즉석에서 선출하는 ‘개방형 전당대회’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 영향력이 상당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교체 후보는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NYT가 보도했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국민 참여식 예비선거를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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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캘리포니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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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물러날 경우 전당대회에서 경쟁 없이 후보직을 단순 승계하는 것보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당 대선 전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해리스 승계론을 펴는 쪽에서는 바이든의 선거자금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과 흑인ㆍ여성 유권자 블록의 지지 강화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일부 여성 기부자들 사이에서는 ‘해리스 지지 서약’ 운동이 시작됐다. 첫 흑인 여성 후보로서 해리스 카드가 무산될 경우 흑인 유권자들의 소외감을 키우면서 당내 분열이 심화할 거란 우려도 있다.



“공화당, 해리스 공격 준비 착수”



바이든 후보를 사퇴시키고 부통령 해리스로 교체하게 되면 그동안의 민주당 경선 절차가 무효가 된다는 점에서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공화당은 이미 “쿠데타적 발상”(크리스 라시비타 트럼프 공동선대위원장)이라고 비판하며 ‘바이든ㆍ해리스 공동책임론’을 펴기 시작했다.

NYT는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이 후보직에서 하차할 경우 해리스를 공격할 준비에 착수했다”며 “트럼프 팀은 이미 해리스에 대한 연구서적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의 후보직 승계 시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는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고 한다.

해리스는 20일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해 ‘바이든 사퇴’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는 23일 미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21일 밝혔다.

당초 양국 정상은 22일 만날 예정이었으나 하루 연기됐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코로나19 확진 영향일 수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앞서 NYT는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가 대선후보 사퇴 압박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지연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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