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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격랑 속 출범한 '폰데어라이엔 2기' EU… 안보·기후·반극우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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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방위동맹' '그린산업딜' 등 공약에
"국내외 격동 직면할 것" 비관적 전망
'핵심 국가' 프랑스 정치 불안정도 지속
한국일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투표에서 연임 인준안이 가결된 후 활짝 웃고 있다. 스트라스부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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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두 번째 임기는 훨씬 더 험난할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폰데어라이엔 2기 EU'의 앞날을 이같이 전망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 인준 투표에서 전체 720표 중 찬성 401표를 받아 연임을 확정했다. 2019년 취임 후 5년 임기 동안 EU를 안정적으로 이끈 리더십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두 번째 임기 5년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게 NYT의 전망이다. 대내외 환경이 급변한 탓이다. 게다가 △군사력 강화 △기후위기 대응 △정치 양극화 해소 등 차기 집행위 앞에 놓인 과제도 무엇 하나 해결하기 쉽지 않다. NYT는 "폰데어라이엔은 곧 국내외 격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보기까지 했다.

국방 정책에… 러시아 "EU 군사화하나"


'군사력 증강'은 최근 EU에서 급부상한 목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년 5개월을 넘어서며 지정학적 긴장이 치솟은 데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할 축소를 예고해 'EU 차원의 국방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마저 커지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이날 인준 투표에 앞서 "이제는 진정한 '유럽 방위동맹'을 구축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 담당 집행위원직 신설 △방공망 확충 △국경 경비대 3배 증설(총 3만 명 규모) 등 구상을 공개했다. 다만 러시아가 즉각 "EU의 군사화"라며 반발했고, EU 내 '친(親)러시아 성향' 회원국들이 해당 정책을 방해할 수도 있어 얼마나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일보

유럽 내 대표적 극우 인사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8일 영국 옥스퍼드셔 블레넘궁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옥스퍼드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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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 정책 역시 수난을 겪을 전망이다. 환경 정책은 '1기 집행위'의 주요 국정 과제였으나, 지난달 6~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확인된 반(反)환경 여론을 '2기 집행위'가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기존 71석이었던 친환경 정치그룹 '녹색당동맹' 의석도 53석으로 급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기후대응 정책이 산업경쟁력 측면에서도 이익'이라는 논리로 난관을 돌파할 계획이다. 녹색산업 진흥 정책인 '그린산업딜' 입법을 예고하는 식이다. 그러나 화석연료 퇴출 등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는 문제의 해법은 내놓지 않아 "갈등 뇌관을 방치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격동' 프랑스, 하원의장 선출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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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영국 옥스퍼드셔 블레넘궁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기자회견 도중 입매를 만지고 있다. 옥스퍼드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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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하며 정치적 불안정이 확산되는 점도 문제다. EU를 단단히 떠받쳐 온 핵심 국가의 정부가 흔들리면 EU 정책 추진력도 떨어지는 탓이다. "강한 유럽"을 표방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7일 자국 총선에서 범여권 '앙상블'의 2위 추락 이후 대외 정책 발언을 삼가고 있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정치 불안정은 오는 11월 '폰데어라이엔 2기' 공식 출범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이날 프랑스 하원은 하원의장 1·2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었고, 3차 투표까지 가는 등 분열된 모습을 노출했다. 집권 여당 '르네상스' 소속 야엘 브룬 피베 의원이 220표를 얻어 의장직에 올랐으나 각각 207표, 141표를 얻은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 후보 및 극우 국민연합(RN) 후보와 득표수 차이도 크지 않았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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