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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 (일)

“마른 청년 수상해”…美비밀경호국·경찰, 총격범 보고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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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3일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 실패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장./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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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에서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이 벌어지기 약 한 시간 전, 경호를 담당했던 비밀경호국과 지역 경찰이 범인의 존재에 대해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추가적인 대응에 실패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 의회를 중심으로 비밀경호국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틀러 지역 경찰은 트럼프 유세가 있기 약 한 시간 전 유세장을 찾은 수천 명의 사람 중 ‘한 마른 청년’이 수상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무선으로 다른 경찰들에게 이와 관련해 알렸고, 이 정보는 비밀경호국에도 전달됐다고 한다. 다만 당시 크룩스는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고, 이후 경찰과 비밀경호국 시야에서 크룩스는 사라졌다.

크룩스는 트럼프의 유세가 시작하기 약 20분 전 다시 나타났다. 이때는 저격수가 멀리서 그를 다시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공유했다고 한다. NYT는 “이후 지역 경찰 교통 단속반에서 최소 두 명이 이 사람을 찾기 위해 투입됐다”고 했다. 크룩스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비밀경호국은 트럼프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극도로 위험한 상황일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부분이다.

크룩스가 총격을 가한 창고 건물이 트럼프가 오른 연단에서 불과 약 13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지만 보안 구역에서 제외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충분히 사격 가능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비밀경호국에서 보안 구역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보안이 느슨한 지역 경찰이 담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미 연방수사국(FBI)과 비밀경호국 등에서 백악관과 일부 의원들에게 브리핑 한 내용이라고 한다.

비밀경호국의 경호에 허점이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장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테네시주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공화당)은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뒤 “트럼프가 무대에 오르기 전 비밀경호국이 위협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NYT는 “상황이 치명적으로 변하기 전 크룩스를 막을 기회를 (비밀경호국이) 여러 번 놓쳤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치틀 국장은 미국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는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했지만 물러나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FBI의 조사 결과 크룩스는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통해 트럼프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진을 검색해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스스로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이와 관련한 정보를 검색해 본 기록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즐겨 찾던 게임 사이트에는 “7월 13일이 나의 시사회가 될 것이고 개봉하면 지켜보라”를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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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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