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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 (일)

하반기 전공의 7707명 모집에 '분노'…교수들 "의료공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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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학생들 볼 면목 없다…단일대오로 강압 이겨내야"

뉴스1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끝내 전공의 1만여 명이 병원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하반기 모집 특례에서 전공의 한 명이라도 더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권역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4.7.1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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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수련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하고 하반기 모집에서 7707명을 뽑기로 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은 "앞으로 몇년간의 의료 공백을 고착화하고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8일 '전공의 사직서 수리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현실 인식은 안일하기 그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18일 공개한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 처리 현황 및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신청 결과'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임용대상 전공의 1만3531명 중 임용 포기를 포함해 사직 처리된 인원은 7648명(56.5%)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수련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총 7707명을 뽑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대위는 "현 의료농단에 대한 전공의들의 저항은 수련병원으로부터 일괄 사직처리 되는 것으로 결론났다"면서 "의료대란의 해결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으면서 내부 분열을 유발시키는 보건복지부에 대해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대학교 의료원 집행부는 정부의 압박과 갈등 상황 가운데서도 전공의들의 편을 서고자 노력했고, 2월 29일 사직 처리 되도록 했다"며 "그러나 하반기 전공의 티오(TO) 신청건의 경우, 병원 집행부가 전체 교수들의 뜻에 반한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우리 교수들은 깊은 실망감과 무력감을 느끼며, 자식 같은 전공의들과 학생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비대위는 또 "전공의들은 이번 정부의 대책에 부화뇌동한 수련병원들에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정부가 원하는 그림으로, 정부의 과오를 감추면서 의사 사회가 분열되고 연대가 무너지게 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 학생, 교수들은 단일대오로 정부의 권력에 기반한 강압을 이겨내야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교수들은 지금까지 열악한 수련 환경에서도 묵묵히 근무하며 환자들을 돌보았던 전공의들의 헌신과 열정에 감사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마음 깊이 미안함을 전하고, 지금의 의료대란에 대해 우리 선배의사들, 교수들의 책임이라고 머리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18일 오후 총회를 열고 "전공의 결원 보고 마감일인 17일을 기점으로 전국의 많은 수련병원에서 복귀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일괄 사직했다"며 "이로 인한 전공의 결원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라는 전공의를 갈라치기 하려는 정부의 꼼수는 결국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몰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의 땜질식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상적 의료 시스템을 위해 전공의의 요구를 수용해줄 것을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har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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