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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재야’ 장기표, 담낭암 말기... “고맙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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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해 서울 여의도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기표 대표./이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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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재야’로 불리는 장기표(79)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담낭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장 원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구, 지지자들에게 쓴 편지를 올렸다. 그는 “며칠 전에 건강 상태가 아주 안 좋아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은 결과 암이 다른 장기에까지 전이돼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물심양면의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갑자기 죽음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특별한 관계를 맺어온 많은 분께 더 이상 연락드리지 못하게 됐음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경남 김해 출신인 장 원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민주화·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다.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 유신 독재 반대 시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으로 수배와 도피를 반복했고 10년 가까이 수감됐다. 김영삼 정부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보상법에 따라 민주화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장 원장은 보상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누구나 자기 영역에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데 민주화 운동을 했다고 보상금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민중당 등 여러 정당 창당에 관여하고 1992년부터 7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국회에 진입하지 못해 ‘영원한 재야’로 불린다.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을 펼쳤다.

장 원장은 글에서 “과도한 양극화, 위화감과 패배 의식, 높은 물가와 과다한 부채, 온갖 사건 사고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더 살기 어려운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해 온다”며 “이를 극복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는 ‘무지의 광란’이라 불러 마땅할 팬덤 정치가 횡행해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했다. 그는 “물극즉반(物極則反·극에 도달하면 원위치로 돌아온다)의 세상 이치처럼 이를 극복할 대반전이 일어나길 기대할 뿐”이라며 “그간의 모든 성원에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편지를 맺었다.

장 원장은 다음 주 월요일 입원할 예정이다. 그는 본지에 “제 몸이 아픈 게 기삿거리는 아닌 것 같다”며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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