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중국군, 1주일 내 대만 상륙 능력 갖췄다" 분석

요미우리 "중국, 미군 개입 전 대만 제압"
중국군 대만 상륙 기간 1개월→1주일로
민간화물선 이용·대만 핵심부 공격 훈련도

2022년 8월 4일 중국군 소속 군용 헬기가 대만과 인접한 중국 남부 푸젠성 핑탄섬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핑탄=AFP 연합뉴스

중국군 지상 부대가 1주일이면 대만에 상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일본 정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본토 출발부터 대만 상륙까지의 시간을 한 달가량으로 점쳤던 기존 예측보다 매우 짧아진 것으로, 미군의 개입 전 대만을 제압할 수 있도록 중국이 군사력을 향상시킨 결과로 평가된다.

대만 해상 봉쇄 뒤 수일 내 상륙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국군이 지난해 여름 중국 국내와 인근 해역에서 약 한 달간에 걸쳐 실시한 함정 및 미사일 발사 훈련을 자체 분석했다. 그 결과, 각 부대가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면 수일 안에 대만 주변 해상·상공을 봉쇄하고 지상 부대도 상륙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보고됐다.

중국군의 대만 침공 방식에 대한 구체적 예상도 나왔다. 우선 해군 함정으로 해상을 봉쇄한 뒤, △미사일로 대만 군사시설 공격 △양륙함(부대·무기 상륙을 임무로 하는 함정)·수송 헬기로 부대 투입 교두보 마련 △양륙함 및 민간 대형 화물선을 이용해 부대·전차 투입 등의 순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일본 정부의 관측이다.

대만군 병사들이 5월 24일 중국 본토와 가까운 진먼섬 랴오뤄 항구에서 정기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진먼=AFP 연합뉴스

중국군은 지난 5월 허베이성 청더시 훈련장에서 병사를 실은 군사 차량과 탄약·연료 트럭을 대형 민간 화물선에 올리는 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요미우리가 일본 국가기본문제연구소와 함께 미국 민간 우주항공기업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길이 약 170m의 민간 화물선 'RORO선'으로 보이는 물체의 윤곽을 확인했다. RORO선은 중국군이 대만 침공 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훈련장을 촬영한 2022년 9월 위성사진에는 다수 차량이 RORO선으로 보이는 윤곽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 방위성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중국) 해군이 RORO선 활용을 포함한 양륙 작전 훈련을 반복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성 사진에서는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2곳에 '대만 수도 타이베이 시가지', '대만 총통부'와 비슷한 형태의 훈련장을 각각 만든 사실도 확인됐다. 요미우리는 "대만 핵심부 공격을 상정한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2027년 대만 무력 통일 역량 확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루스벨트(CVN-71)가 지난달 26일 한국·미국·일본 3국의 최초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뉴스1

중국군은 미국, 일본 등 주변국의 개입 전에 승기를 잡고자 초단기전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력 공격과 주요 인프라 기능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투'를 펼 가능성도 있다. 요미우리는 "미군의 개입이나 대만군 반격 시 (중국군의) 작전에 난항이 예상되므로 중국군은 미군 주력 부대의 관여 전에 대만을 제압하려고 할 것"이라며 "초단기전이 현실이 될 경우,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가 신속하게 지원군을 투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2027년 대만을 침공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3월 20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입장에서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7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