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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기도 했는데…내가 좋아하는 야구니까" LG 톱 유망주, 상무에서 겪은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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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이영빈은 국군 체육부대 상무 야구단에서 보낸 지난 1년 반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LG에 입단한 뒤 비록 경기 수는 적을지라도 퓨처스리그에서는 3할 타율을 놓친 적이 없었는데, 정작 기대를 품고 상무에 입대한 뒤에는 타격에서 길을 잃었다. 그래도 아직 22살 어린 나이다. 이영빈은 예전과는 다른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영빈은 15일 왼손투수 임준형과 함께 상무에서 전역해 16일 잠실구장으로 출근했다. 지난 2023년 1월 입대해 1년 반의 군 복무를 마치고 드디어 잠실구장으로 돌아온 날, 이영빈은 "벅찬 기분이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당장 1군 엔트리에 들지는 못했지만 16일과 17일에는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면서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가까워질 기회를 얻었다. 복귀 후 두 번째 훈련을 마친 뒤에는 "엄청 오랜만에 돌아와서 팀에 적응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아는 선배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쉽게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당사자에게는 꽤 길게 느껴진 1년 반이었다. 이영빈은 "뭔가를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잘 안 가는 느낌이 들지 않나. 처음에는 날짜를 막 세지 않으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구나'하고 지냈는데 전역이 다가올 수록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시간이 더 느리게 흘렀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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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타격 컨디션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영빈은 2023년 입대 첫 해 61경기에서 홈런 7개를 쳤지만 타율이 0.227에 그쳤다. 올해는 47경기 3홈런에 타율은 0.207로 더 떨어졌다. 여기에 심우준(kt 위즈)와 같은 시기에 입대해 LG가 그렸던 '차기 유격수 준비'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영빈은 "상무에 가면서 내 것을 확실히 정립하고 나오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다. 그점에 대해서는 반성하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계속 열심히 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이겨냈다고 말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 혼자 훈련하면서 '이거다' 싶은 때가 있다가도 다시 안 됐고, 그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지치기도 했다. 전전긍긍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래도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고 내가 좋아하는 게 야구니까 놓지 못하겠더라"라고 밝혔다.

이영빈의 노력을 지켜본 이들은 안다. 이영빈은 "(상무)박치왕 감독님께서 실력 발전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잘 느껴지지 않더라도 분명히 여러가지로 성장했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또 "전역하고 돌아왔을 때 (LG)코치님들이 오자마자 해주신 얘기가 있다. 내가 했던 것들을 그냥 하면 되는데 오버해서 하면 다칠 수도 있고, 사람들을 의식하다 보면 내 플레이가 안 나올 수 있다고 하셨다.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어떡하나 하지 말고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봐라 이런 식으로 자신있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도 했다.

17일에는 김일경 수비코치와 함께 유격수 위치에서 훈련하는 장면이 보였다. 이영빈은 "(상무에서)유격수로 경기에 나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훈련 때 펑고는 계속 내야에서 받았다. 내야 수비 감각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았다. 하면 금방 적응할 것 같다"며 "1군 동행 기간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계속 갈 수도 있고 내일(18일) 내려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팀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셨다. 기록은 안 좋았지만 그래도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를 수 있으니까. 이렇게 동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고 1군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더 좋겠지만 부족한 면이 있어서 이천으로 간다고 해도 전혀 낙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영빈은 이제 전과는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예전의 나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는 선수는 아니었던 것 같다. 염경엽 감독님은 그런 선수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결과를 떠나서 자신있고 전투력 있는 그런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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