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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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일부가 야권의 '대북전단 금지' 입법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자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업무보고에 입법 추진 의원들 이름까지 명시하며 법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적시한 것을 두고는 "국회의원 모욕"이라며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질타했다.
김 장관은 17일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 업무보고를 통해 "대북전단 관련 법률 개정은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적 가치임을 강조한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헌재가 대북전단 살포를 처벌하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 내 관련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탈북민 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 제지 근거 마련을 위한 입법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김 장관이 거론한 개정안에는 헌재 결정 내용을 반영, 기존 법령보다 제재 수위를 낮추거나 사전 신고제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장관의 업무보고에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이날 업무보고 초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재강 윤후덕 이용선 박지혜)의 발의자를 업무보고에 명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김영배 의원은 "국회의원 4명의 이름이, 그것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3명의 의원(이재강 윤후덕 이용선)이 포함된 법안명을 두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이 내용을 담은 업무보고서를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의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거들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렇게(의원과 법안을 적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유감을 표하며 "자료를 보완해 다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운 통일담론 제정을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김영삼 정부 때 만들어진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이 7개 정권을 거치면서도 지금까지 유지된 점을 강조하며 "(새 통일담론을 위한)의견 수렴 과정에서 야당이나 진보진영 인사하고는 거의 소통하지 않고 유사한 생각을 가진 이들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역대 통일, 외교장관들과 두루 만나는 등 편향적인 여론 수렴을 하고 있진 않다"고 반박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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