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종합지원실 현판식에서 제22대 국회의원들이 착용할 300개의 국회의원 뱃지가 공개됐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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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지난 7일 관보에 게재된 ‘국회의원 당선인 사적 이해관계 등록사항’과 초선 의원들의 민간·공직 경력을 비교해보니 131명 중 17명이 민간 경력을, 7명이 공직 경력을 누락했다. 국회법 32조의2에 따르면 당선 전 3년 이내에 의원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 재직하거나 자문했던 법인·단체의 명단과 업무 내용 등을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과 가상자산(1000만원 이상), 주식(발행주식 총수의 30% 이상 소유) 등 재산도 신고 대상이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피감기관 일감 수주 논란,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2022년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신고가 의무화됐다. 지난 1월 신고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국회법이 개정돼 세부 내역도 처음 공개됐다.
일부 의원은 상임위 업무와 관련된 근무 이력을 빠뜨렸다. 방송 관련 기관을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온라인매체 스픽스TV 대표 이력을 빠뜨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선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을지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력을 신고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탈원전·탈화석을 주장해온 에너지전환포럼 감사 이력을 누락했다.
체육 관련 산하 기관을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신고서에는 T사의 사내 이사 재직 경력이 없었다. T사는 사격장 운영, 정부 기관 컨설팅 등을 하는 업체다. 이밖에 노회찬 재단 이사(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박정현 민주당 의원), 공감포럼 호남본부 상임대표(정준호 민주당 의원) 등 8명이 비영리단체 임원 이력을 누락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주식을 보유하는 등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얽힐 경우 미공개 정보를 활용하거나 특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명한 신고가 필수”라고 했다.
공직자 이력을 빠뜨린 의원도 7명이었다. 김기웅(통일부 차관)·이성윤(서울중앙지검장)·임종득(대통령실 안보실 2차장) 의원이다. 의원의 공직자 이력은 국가기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을 피감할 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적 이해관계 등록 대상에 포함된다고 국회사무처는 안내했다. 김기웅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이성윤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임종득 의원은 국방위원회 등 자신이 몸 담았던 곳과 밀접한 상임위에 속해있다.
신고 누락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실수가 있었다”, “신고 대상이 되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노종면·박지혜 의원은 “등록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며 “정정하겠다”고 했다. 한지아 의원은 “병원 재직도 등록 대상인 줄 몰랐다”고, 진종오 의원은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김기웅·이성윤 의원 측은 “공직 경력은 신고 대상이 아닌 줄로 알았다”고 말했다.
사적 이해관계를 고의 누락하거나 허위 제출하면 국회 윤리특위 징계 대상이지만, 현재까지 징계 사례는 없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도 누락된 신고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서류 접수를 마친 뒤 약 20일 동안 제한된 인원이 7000건이 넘는 자료를 검토해야 해 누락 내역까지 가려낼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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