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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발라조빅은 1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KBO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두산은 기존 에이스였던 라울 알칸타라가 부상과 부진으로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투자한 기대치를 전혀 충족하지 못하자 지난 5월부터 새 얼굴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미국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리던 유망주 발라조빅에게 한국행을 제안했다.
두산은 발라조빅에게 크리스 플렉센(두산→시애틀 매리너스 계약), 조쉬 린드블럼(두산→밀워키 브루어스 계약),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시카고 화이트삭스)처럼 한국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발라조빅이 총액 25만 달러(약 3억원)에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유다. 두산은 발라조빅이 어린 투수인 만큼 올해 활약이 기대 이상이면 내년까지 함께할 생각으로 다방면으로 고려해 계약을 추진했다.
발라조빅은 키 196cm, 체중 97kg의 신체 조건을 자랑한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에 5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지난 시즌을 마치고 DFA(양도지명) 조치된 이후 다시 미네소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 왔다. 특급 유망주로 볼 수는 없지만. 최고 시속 156㎞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는 구위형 투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으나 발라조빅은 18경기에서 1승, 24⅓이닝, 평균자책점 4.44에 그치면서 빅리그 로스터에 잔류할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38경기(선발 83경기), 29승28패,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40이다.
발라조빅은 올해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인 세인트 폴 세인츠 소속으로 24경기(선발 1경기)에 등판해 35⅓이닝을 던지면서 5승4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빅리그 콜업 기회가 갈수록 희박해지면서 발라조빅은 일단 잠시 꿈을 보류하고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쪽을 선택했다.
발라조빅은 지난 8일 한국에 입국해 비자발급 등 절차를 마친 뒤 11일 두산 소속선수로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11일 잠실에서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 선수단은 kt 위즈와 주중 시리즈를 위해 수원 원정을 떠났을 때였다. 발라조빅은 불펜 피칭장 대신 마운드에 올라 라이브 피칭처럼 공을 던졌다. 공은 30개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2㎞까지 나왔다.
성일국 두산 불펜포수는 발라조빅의 공을 직접 받은 뒤 "직구는 키가 크니까 찍히듯이 들어오는 느낌이 좋았다. 변화구도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커브가 있는데 스플리터가 진짜 좋게 잘 떨어졌다. 스플리터 구속이 140㎞가 넘을 정도로 빨라서 아마 타자들이 놀라지 않을까 생각한다. 변화구도 조금 처음 보는 각도들이 있어서 받으면서 놀란 점이 많았다"고 감탄했다.
발라조빅은 13일에도 선수단 훈련이 다 정리되자 마운드에 올라 섀도 피칭을 했다. 불펜에서 먼저 가볍게 몸을 풀었고, 마운드 위에서는 섀도 피칭만 했다. KBO리그에서 데뷔전을 이미지 트레이닝하는 분위기였다.
두산 관계자들은 발라조빅의 공을 직접 확인하고는 구위는 걱정하지 않았다. 단 한 가지 걱정은 투구 수와 이닝이다. 발라조빅은 올해는 불펜으로만 등판했기에 선발로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를 충분히 끌어올리진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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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첫 경기부터 무리시킬 생각은 없는데, 본인은 60~80구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고 하니 한번 지켜봐야 한다. 투구 수를 봐야 할 것 같은데, 80구까지라면 4이닝 정도가 되지 않을까. 길면 5이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구 수를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현재 어느 팀보다 이닝이터가 절실하다. 후반기 4경기에서 선발이 11⅓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하면서 불펜이 무려 25⅓이닝을 던져야 했다. 사실상 선발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기형적인 현상이었다. 김민규(2⅓이닝)-김유성(2이닝)-곽빈(3⅓이닝)-시라카와 케이쇼(3⅔이닝)까지 선발투수들이 5이닝은커녕 4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2승2패를 거둔 건 기적이었다.
4사구 지옥에서 탈출하는 게 관건이다. 두산은 후반기 4경기에서 4사구 29개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선발투수들이 4사구 17개를 기록하면서 무더위 속에서 야수들을 지치게 하고,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가게 했다.
두산 불펜은 14일 현재 386⅔이닝을 던져 압도적 리그 1위다. 2위 SSG 랜더스(366⅔이닝)와 20이닝 차이가 난다. 리그 최소인 301이닝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 불펜과 비교하면 85⅔이닝 차이가 난다. 두산은 김택연, 최지강, 이병헌, 이영하, 홍건희 등의 활약 속에 불펜 평균자책점 역시 3.82로 리그 1위지만, 이 흐름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면 정작 가장 중요한 후반기 막판 순위 싸움과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붕괴할 가능성도 크다.
이 감독은 "아주 걱정이다. 후반기에 (선발투수들이) 전부 다 3회, 4회 이렇게밖에 던져주지 못하기 때문에 많이 아쉽지만, 선발투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우리는 항상 많은 공을 던지지 말라고 한다. 볼넷을 좀 줄이자 이런 것을 항상 요구는 하는데 안 되더라. 투수들이 요즘 사실 볼이 많아졌다. 이닝 소화력도 떨어지고, 불펜이 빨리 시작하다 보니까 과부하도 많이 오고 있는데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선발투수들은 5일에서 4일을 쉬기 때문에 한 경기에 정말 집중해서 던질 필요가 있다. 불펜진이 뒤에서 잘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불펜을 믿고 본인이 던질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마운드에 쏟아붓고 내려오면 좋겠다. 제구력이 안 좋은 투수는 길게 쓸 수가 없다"며 답답한 현실을 짚었다.
발라조빅은 영입 때부터 빼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속구와 변화구 모두 스트라이크존 투구율이 높다(65%). 9이닝당 삼진율이 12.5에 달할 만큼 구위가 빼어난 투수"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발라조빅은 두산을 4사구 지옥에서 구하면서 모처럼 불펜 부담을 줄여주는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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