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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치고 다한 ‘고교 최대어’ 정우주… “청룡기 4강도 자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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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8강전] 주창훈 전주고 감독 “청룡기 첫 4강 진출, 어느 팀이든 이기고 결승 바라보겠다”

투타를 겸업해 ‘이도류’로 나선 정우주(18)의 빼어난 활약으로 전주고가 돌풍의 청담고를 3대1로 꺾고 청룡기 4강에 진출했다.

전주고 특급 에이스 정우주가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8강전에서 구원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동안 60개 공을 뿌리며 무실점 7탈삼진 역투했고, 타자로도 나와 2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정우주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투수로도 타자로도 괜찮은 활약을 한 것 같은데, 전주고 첫 4강 진출에 제 몫을 한 거 같아 기쁘다”고 했다.

전주고는 이날 경기 4회초 선취점을 내주며 0-1로 뒤지던 상황, 에이스 정우주를 구원 등판시켰다. 2사 2루 상황에 등판한 정우주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내보냈다. 정우주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긴장하진 않았다. 이미 (이)호민이가 잘 던져놓으며 아웃 카운트를 2개나 잡아 놨고, 주자가 있긴 했지만 더 이상 점수가 안 나게 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나중에 조금 버리는 공이 많아져서 이 점을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멋쩍어 했다.

이날 삼진을 7개나 잡은 정우주는 “삼진 욕심도 많았다. 그래도 내가 길게 가야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오늘만큼은 욕심 내지 않고 야수들 믿으면서 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정우주는 8회까지 투구수 56개로 최고 시속 151㎞의 빠른 볼을 뿌리며 틀어막았다. 고교야구에서 61개 이상을 던지면 최소 2일 동안 등판할 수 없다. 9회에 등판해 5개 공을 던질 경우 4강에 오를 경우 4강전에 정우주가 등판할 수 없는 상황. 정우주는 공 4개를 남겨두고 9회초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랐다. 정우주는 “감독님이 4개 남았는데 9회에 등판할거냐 말거냐고 먼저 물어봐주셨다. 감독님께 ‘삼진을 잡고 내려오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정우주는 약속대로 공 4개로 청담고 선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내려왔다. 정우주는 “감독님께 말씀드린대로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마운드에 올라서니 외국인 스카우터들도 눈에 띄던데 더 힘을 내고 던졌다. 드래프트에서 1순위 받는게 최고 목표긴 하지만 메이저리그를 배제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투수 뿐만 아니라 등판 후 7번 타자로 나선 정우주는 타자로도 활약했다. 5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정우주는 투수로 맞상대하던 청담고 한예성을 상대로 번트를 댈 듯 말 듯 하며 볼넷을 얻었다. 정우주는 “장타를 치기보다 1루로 나가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번트 모션으로 좀 투수를 흔들리게 하려고 했다. 그게 잘 먹혀서 볼넷으로 출루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말했다. 상대 투수의 실책으로 2루까지 질주했고, 전주고 8번 타자 윤도연의 번트로 3루까지 뛰었던 정우주는 아쉽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1-1로 맞선 6회말 1사 3루 득점 찬스에서 정우주는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다. 청담고 투수 임준영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치며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정우주는 “큰 거 한 방보다는 1점이 되게 중요한 상황이었다. 주자가 3루에 나가 있고 청담고가 내 타격이 길지 않을 걸 예상했던 것 같다. 내야가 많이 들어와 있어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내야만 넘기자 하고 쳤더니 딱 내야수 키를 넘기는 타구가 나왔다.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정우주는 중학교 때부터 방망이를 잡지 않았고, 신일고 시절 1학년, 2학년에도 타자로 출전한 적은 없다. 주창훈 전주고 감독이 정우주에게도 타격 기회를 주자 타격에도 눈을 떴다고 한다. 정우주는 “해보니 타자도 재밌는 것 같다. 적시타를 치니 짜릿했다. 그래도 투수가 더 재밌다”고 했다. 이어 “전주고가 청룡기 4강은 첫 진출로 알고 있는데 4강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서 결승에 꼭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덕수고 좌완투수 정현우와 드래프트 1,2순위를 다투지만 정우주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한다. 정우주는 “4강도 이기고 결승에서 덕수고 (정)현우를 만나 한번 승부해보고 싶다. 저번 인터뷰를 보고 ‘선긋는다’고도 하던데 친한 사이다”며 웃었다.

청룡기 첫 4강 진출에 성공한 주창훈 전주고 감독은 “4강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8강부터는 어느 팀이든 기세가 있으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힘들었다. 상대 선발 투수를 공략하기 어려웠는데 우리가 너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면서 더 급하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작전이 하나둘 먹히면서 승부를 가져왔다. 또 우리 선발로 나선 (이)호민이, 이어서 던진 (정)우주, 2학년 김영빈까지 잘해줬고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수진 투구 수 관리를 잘했기 때문에 4강에서는 어느 팀이든 자신이 있다. 한 단계 더 준비해서 다음 경기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팀이든 이기고 결승까지 바라보겠다”고 했다.

[목동=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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