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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시간 촉박” 펠로시, “시간 못 이겨” 클루니… 우군 전향에 바이든 사퇴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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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되나 싶던 당내 반란 새 국면
공개 퇴진 요구 하원의원 9명으로
나토 정상회의 뒤 갈등 커질 수도
한국일보

2022년 12월 22일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캘리포니아)이 워싱턴 의사당 방문자센터에서 의장으로서의 마지막 주간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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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한 완주 의지와 시퍼런 서슬에 사그라드나 싶던 집권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교체론의 불씨가 살아날 조짐이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등 바이든 대통령이 오랫동안 기대 온, 지명도 높은 우군들이 용퇴를 종용하는 편에 가세한 탓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 증폭에 따른 대선 국면이 어떻게 전개될지 다시 ‘시계 제로’에 빠졌다.

하차 거부 재고하라는 압박


펠로시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MSNBC방송 프로그램 ‘모닝 조’에 출연해 “출마 여부 결정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달린 일”이라면서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그가 그 결정을 내릴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닝 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틀 전 전화 인터뷰로 대선 후보 사퇴 거부 의사를 피력한 프로그램이다. 펠로시 전 의장은 84세로, 지난달 27일 TV 토론에서 고령 약점을 노출한 바이든 대통령보다 두 살 많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압박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펠로시 전 의장이 ‘대선 레이스에 남겠다는 결정을 재고해 보라’는 신호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수석전략가 출신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미국 CNN방송에 “아직 사퇴 여부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의 진짜 속내를 알기도 어렵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후원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또 다른 대안 가능성에 열려 있다’는 식의 사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의원들의 우려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전했다.
한국일보

2022년 12월 4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초대됐을 당시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왼쪽 사진)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10일 미 워싱턴에서 노동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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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 행사서도 토론 때 같았다”


친(親)민주당 할리우드 인사들도 하나둘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 행사 때 거액 모금을 주도한 배우 클루니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지난 4년간 여러 전투에서 이긴 바이든 대통령이 유일하게 이길 수 없는 전투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 클루니는 LA 행사 당시 바이든 대통령 상태를 “2010년은커녕 2020년의 바이든도 아니었다. 우리 모두가 (얼마 전 참패한) TV 토론에서 목격한 그 남자였다”고 묘사했다.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감독 롭 라이너도 클루니에게 동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문제에 대한 당내 찬반 갈등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9~11일) 후 커질 수도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날 방송에서 외국 정상이 워싱턴에 대거 모인 나토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 일단 지켜보자는 취지로 말했다. 논쟁을 미루자는 뜻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민주당 하원의원은 9명으로 늘었다. 팻 라이언(뉴욕), 얼 블루머나워(오리건)가 사퇴 요구에 동참했다. 같은 날 상원 민주당에서도 공공연한 사퇴 요구가 처음 등장했다. 피터 웰치 의원(버몬트)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국가 이익을 위해 물러나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11월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 근거를 보여 달라’는 불평도 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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